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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Essay

- 운 무 -

by 고영준SimonJ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아침을 열고 나선 거리는 여기저기 젖어 있었지만, 무척 상쾌한 날의 시작이다. 며칠 동안 이런저런 상념에 시달렸다. 주어진 길 밖에서의 유혹 같은 제안과 하고 싶은 일의 정체 그리고 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위험한 줄타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원해서 만들어진 상황은 언제나처럼 아니다. 단지, 내가 필요하다고 찾아온 감사한 관계들이 만든 운무다. 아침거리에서 멀리 보이는 산은 하얀 운무로 하늘과 닿아 있었다. 무언가를 끌고 승천하듯 그렇게 빠르게 사라져 갔다. 원하지 않던 것들은 저 운무처럼 하늘과 땅을 잇고 많은 꿈을 간직한 채 온 산과 하늘을 덮었지만, 그렇게 또 사라져 가곤 한다. 이번에 생긴 잡념들은 운무처럼 또 그렇게 지날 걸 알지만 온통 마음은 기대와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하게 하는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욕심일까? 청원한 사람들을 돕는 배려일까? 언제나 이 경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욕심이면 버릴 수 있는데, 만약 도와야 하는 것들이라면 어쩌지?” 하는 마음들. 그러나 이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 작은 욕심들이 차곡차곡 쌓여 놓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많은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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