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뜨겁던 날
단비처럼 그늘처럼
그대가 왔어도
사랑인 줄 몰랐어.
차갑던 날
센 바람처럼
그대가 갔어도
가는 길을 막지 못했어.
가기 싫어하던 눈빛도
잡아달라던 몸짓도
보내야만 하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어.
네가 떠난 세상엔
내가 없고
내가 던지는 시선마다
네가 있었어.
잎이 지고 마른바람
여러 해 불고 나니
바보 하나가 식은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어
여름처럼
한 번쯤은 알 수도 있었을 텐데 무슨 말을 하는지, 뭘 원하는지
아니면 내 마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