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워서 나를 다그치면 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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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나 자신을 격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가 자리 잡아 나를 일으키기 시작하면 점차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그 힘은 자신에게서 그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타인을 보는 눈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친절하고 관대해지죠. 자기 자신을 자비롭게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타인에 대해서도 함부로 대하지않겠죠. 그만큼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게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안녕에 기여하게 되면서, 그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친절과 따뜻한 배려를 받게 됩니다. 모든 게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선순환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 파장은 점차 넓어집니다. 주변사람, 주변사람의 주변 사람에까지 퍼져나가요. 상상이 되시 나요.
하지만 아무리 넓게 영향력을 끼치는 힘도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도생의 이 사회에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줄 유일한 사람은 나 자신뿐이죠. 어린아이의 숟가락질 한 번에도 후한 칭찬을 해주듯이 나 자신을 후하게 대해주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요즘 잠들기 전 어떤 식으로든 저 자신에게 칭찬을 해줍니다. 목표치만큼 글을 쓰지 못했다면 ‘몇 줄이라도 써내느라 고생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듯한 날에는‘ 늘하루 무탈하게 보내느라 고생했다’라고 마음속으로 말합니다.
하루를 이미 다 보낸 그 시간 침대에 누워서 나를 다그치면 뭐합니까. 침대에 누워서 숙제나 업무를 할 것도 아니고요. 그 시간에는 잘자는 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잘자야 내일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테고요. 잘잠들기 위해서는 나를 아이처럼 대해줘야 합니다. 아이를 달래듯이 ‘잘했다. 애썼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 이렇게 무조건적인 격려가 필요하죠.
그런 따뜻한 말이 쌓여서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마음 놓고 잠들 수 있습니다. 꾸역꾸역 살아야 하는 내일이 아니라 그럭저럭 살아볼 만한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입니다. 나를 다그치는 한 내일 또한 두렵고 스스로 몰아세 워야하는 시간일 테니까요.
나이가 들수록 주위 환경은 더 각박해질지도 모릅니다. 다들 자기 삶을 살아내느라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인사만 잘해도 칭찬해주던 어른들은 이제 철 좀 들라며 다그치는 존재로 변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되라는 이유로 지금의 당신은 너무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자꾸 던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나는 나의 수고를 알고 있습니다. 오늘밤 자기 전에는 힘겨운 하루를 보냈을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고, 오늘도 참 잘 살아냈네. 기특해”라고요. 그렇게 잠들기 전만이라도 아이를 돌보듯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내일 하루 정도는 살아갈 만해질 겁니다. 살아갈 만한 하루가 모이면 살아갈 만한 인생이 되는 거죠. 지금 잠을 청하려는 모든 분들에게 살아갈 만한 내일이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위 글은 책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중 [아이를 돌보듯 나를 돌보기]라는 제목의 글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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