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아닌 현실에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1.
사람들과 소셜미디어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놀라곤 합니다. 화려하고 밝은 모습으로 넘쳐나는 SNS상의 겉모습과 오프라인에서 접한 뒷모습이 사뭇 다르기 때문입니다. SNS 때문에 핸드폰 중독이라며 심각하게 고민이라는 얘기부터 인스타그램을 할수록 우울해져서 계정을 없앴다는 얘기, ‘좋아요’ 수가 작으면 불안하다는 얘기까지. 마치 온라인 속 빛나고 밝기만한 모습 뒤 안타까운 그림자를 보는 것 같았어요.
SNS는 현대인에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또 정보 공유나 커뮤니티 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꽤나 큰 감정적 소모를 유발하고 있어요. 저 또한 집중해서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지우곤 하는데요, 그만큼 평소에 시간과 에너지를 거기에 많이 쓴다는 증거이겠죠.
캐나다의 소셜미디어 전문가 베일리 파넬(Bailey Parnell)은 소셜미디어가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그중 하나를 ‘하이라이트 모음집(highlight reel)’으로 설명합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개인 온라인 공간은 결국 그 사람의 가장 빛나는 순간만을 모아둔 일종의 하이라이트 모음집이라는 건데요. 문제는 타인의 하이라이트 모음집과 자신의 일상을 비교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조명을 받는 반짝이는 무대 위의 모습과 무대 뒤편의 모습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거죠. 타인의 빛나는 시간과 자신만 아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견주면 당연히 불편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못나 보이고 보잘것 없어 보일 테니까요.
실제로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SNS이용시간과 횟수가 높을수록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다는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타인의 게시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이것이 박탈감 혹은 상실감 을 유발한다는 겁니다.
SNS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의 일상을 엿보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 보고 있는 건 결국엔 타인의 ‘편집된’ 삶입니다. 의도적으로 좋은 부분만 올리지는 않더라도, 어쨌거나 인위적으로 엮어진 것만은 사실이죠. 즉, 걸러진 모습들입니다. 그렇게 상대방의 편집된 삶을, 나만이 아는 내 소박한 삶과 비교한다는 게 애초에 앞뒤가 맞지 않죠. 하지만 연약한 인간은 그로 인해 우울해집니다. 정말 안타까운 모습이에요.
소셜미디어가 스트레스가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사회적 화폐(social currency)’라는 용어로 설명됩니다. 사회적 화폐는 소셜미디어에서 타인으로부터 받게 되는 ‘좋아요’ 같은 반응 을 뜻합니다. 클릭이나 댓글로 표현되는 사람들의 관심의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베일리 파넬의 설명에 의하면 SNS에 올린 사진이나 글에 붙는 ‘좋아요’나 하트 개수에 연연하게 되면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이 변화한다고 합니다. ‘좋아요’ 개수로 자기 자 신의 가치를 계산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를 상품화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좋은 반응을 많이 얻기 위해 계속해서 꾸며내게 된다는 거죠. 이런 모습은 사람들의 소외되고 싶지 않다는 불안감을 잘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고립 공포감 FOMO, Fear of Missing Out’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어요. 소셜 미디어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병리적 현상을 잘 보여주는 이 단어는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 터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뜻합니다. 그 불안감 때 문에 더욱더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려고 애쓰는 겁니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가치가 타인의 손가락에 달려 있다면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라도 그럴 거예요. 온라인 세계에 의존하면 할수록 자발적으로 자신을 타인의 상품이 되도록 허용하는 꼴이 되는 겁니다. 평가에 취약한 우리 스스로 상품이 되어 타인에 의해 가치가 매겨진다니 위험해 보이지 않나요? 어떻게 해야 이런 위험속에서 스스로를 구해낼 수 있을까요?
최근에 대화를 나누다가 SNS로 인한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저도 많이 고민하고 있는 주제입니다. 저서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다룬 적이 있어 일부를 옮겨왔습니다.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전보다 훨씬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세계가 우리 삶에 주는 영향력이 더 커졌는데요. 이 때문에 더 재밌어지기도 했고 네트워크도 넓어졌지만, 반면 스트레스나 불안도 높아졌습니다. SNS에 휩쓸려 다니기만 하면 이 또한 마음에 해로울 수밖에 없겠지요. 건강한 네크워크가 되고 또 재미의 영역으로 계속 남겨두기 위해서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만한 내용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어떻게 SNS에 잠식당하지 않을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나누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