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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Nov 12. 2021

남을 따라 살거나, 남이 시키는대로 살고 있지는 않나요

나를 이해할 때 나를 지킬 수 있습니다 2화

1화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https://brunch.co.kr/@kundera/242


실존적 공허감에 대한 이해


이쯤에서 빅터 프랭클을 소환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으로 유명한 분이죠.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뒤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창시한 정신분석학자 빅터 프랭클의 의견을 참고해볼까요.


그는 일찍이 20세기에 퍼져 있는 현상 중의 하나로 '실존적 공허'를 꼽았습니다. 현대사회에 만연해 있는 우울증 또는 중독증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실존적 공허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했어요. 한 예로, '일요병'은 정신없이 한주일을 보낸 후 내면의 공허감이 밀려올 때,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일종의 우울증이라고 해석합니다.  21세기인 현재도 다르지 않아 보이죠. 이런 공허는 시대적인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근래에 들어 인간은 또 다른 상실감을 맛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동안 자기 행동을 지탱해주던 전통이 빠른 속도로 와해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어떤 때는 그 자신조차도 자기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거나(동조주의) 아니면 남이 시키는 대로(전체주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청아출판사, 177~178쪽


신을 중심으로 살았던 옛날과는 달리 종교의 자유가 생기고 합리주의 사회로 넘어오면서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있던 전통도 무너졌습니다. 한국에서 유교문화가 지배할 때에 존재했던 규범과 전통의 힘이 약해졌듯이요. 이와 함께 우리가 무엇을 따라 살아야 할지를 잃어버린 겁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동조주의나 전체주의가 차지해버린 것이고요. 갈 길을 잃은 살마의 입장에서는 남을 따라 살거나, 남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게 쉬운 방법일 테니까요.


당연시하며 믿고 따르는 전통의 자리가 빠진 곳을 각자가 무엇으로 메우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자리를 종교로 채우는 사람도, 학문으로 채우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만약 따라야 할 가치를 찾지 못하고 텅 빈 채로 사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주변의 모습을 따라 살 가능성이 높겠죠. 휩쓸려서 사는 거죠.


전통의 자리를 꼭 다른 것으로 채워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네, 인간은 무언가를 믿어야만 살 수 있는 존재입니다. 마음이 약해질 때는 의지할 무언가를 더욱 필요로 하죠. 때문에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종교를 갖게 된 경우가 더러 있을 것입니다. 믿고 따를 만한 것, 기댈 곳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자아가 단단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맹신하거나,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살기 위해 일단 어디든 기대야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참 연약한 존재예요.


결국 연약한 우리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오직 자신에 의한 삶의 기준이 필요한 겁니다. 타인을 따라 살거나, 타인이 시키는 대로 살지 않기 위해서 내가 믿고 따를 수 있는 '가치'가 필요해요. 다른 사람을 쫓아 사는 게 아니라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거죠. 이것이 삶의 큰 방향성이고 나를 지탱하는 힘이며 빅터 프랭클이 말하는 '삶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빅터는 자신이 만든 치료법인 로고테라피에서 환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 데에 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 다음 화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어 보도록 할게요 :)  ]


*위 글은 저의 저서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에 담겨 있어요.




"자기돌봄을 위한 책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선물해드립니다."


현재, 무료심리상담과 저의 저서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사인본을 선물로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 참고 하셔서 카카오뷰  [마음 돌보는 심리수업] 채널 친구추가 하시고 1:1메시지로 고민을 남겨 보세요. 카카오톡에서 돋보기 클릭하셔서 '마음 돌보는 심리수업'을 검색하시면 채널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https://brunch.co.kr/@kundera/237





작가, 상담심리사 김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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