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혜령 Jul 26. 2016

부분이 전체를 잠식해서는 안된다.

감정 달래기가 필요해

 감정 전환이 바로 되지 않을 때 나의 온 하루가 불쾌감으로 가득 찰 때가 있다. 온 신경이 그 문제에만 쏟긴 탓이다. 나는 부정적 감정은 잘 발산하지 못하는 편이라, 하루 종일 그 묵직한 감정 주머니를 품고 있다가, 밤이 되면 신체증상으로 터져버리곤 한다. 밖으로 표출을 잘하는 사람도 괴로운 건 마찬가지인 듯하다. 친구 중 한 명은 업무상으로 화가 난 일이 있을 때,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온통 그 얘기로 하소연을 한 것도 모자라, 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짜증을 나누어주고, 그러고도 밤에 잠을 못 이루었다고 한다. 물론 그러한 감정표출은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 1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어떤 일은 정말 화가 나고, 어떤 일은 정말 우울하게 만든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이 우리의 전부가 아니다. 그럼에도 거기에 몰입되어있을 때는 일상의 다른 부분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감정이 쉽게 통제되지 않는다. 내가 화가 난 일과 지금 이 친구와 밥을 먹는 일은 별개인데, 즐거울 수 있는 시간조차 별개의 부분이 잠식해버린 것이다. 물론 그것이 긍정적인 영향이라면 어느 곳에나 영향을 주어도 상관이 없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이나 문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다른 이유를 다 덮어두고 그냥 억울하지 않은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다른 문제로 인해 빼앗겨 버린 것이니까.


 영화'인사이드 아웃'의 아이디어처럼 내 안에 분노와 슬픔이 와 기쁨 이가 마치 어떤 생명체처럼 존재하는 것이라면, 나는 분노와 슬픔 이를 잘 달래는 법을 알고 싶다. 단지 슬픔 이가 나를 너무 조종하지 않도록, 분노가 나를 독재하지 않도록 막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컨트롤러를 쥐었을 때 더 격한 감정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다독이고 싶다.


 어느 순간에도, 특정한 부정적인 사건이 나의 감정 전부를 잡아먹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분노든 불안이든 슬픔이든 때가 되면 그들의 잔치를 멈추고 다시 평온함에게 자리를 내주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