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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령 Aug 22. 2016

어른이 된다는 건

내 마음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어른이 된다는 건

가슴에 마음 아픈 존재들이 하나둘씩 늘어간다는 것일까.


자식들 고생시킬까봐 오래 앓지도 않으시고, 서둘러서 하늘나라로 가신 우리 할머니도 맘이 아프고, 

새벽이면 무더운 날에도 절뚝거리는 다리로 폐지를 모으러 다니시는 아저씨도 마음이 아프고,

지난밤에 통화했을 때, 요즘 우울하다며 힘없이 얘기하는 내 소중한 친구도 마음이 아프고,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억지로 아이를 떼어놓느라 출근길마다 눈물바람이라는 언니 얘기에도 마음이 아프다.



그런 아픈 존재들을 

하나씩 머릿속에 담았다가 가슴에도 담았다가

어떤 날은 너무 무거워서 모두 꺼내어 보기도 한다.

결국 어찌하지 못하고 다시 꾸역꾸역 넣어서 데리고 다니다가

문득,

언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안에 살고 있었지?

하고 묻게 되는 날.



어른이 된다는 건,

마음의 자리에

가슴 찡한 존재들이 늘어나서

가만히 있을 때조차 가슴이 너무 무거워지는 것.


그 무거움을 견디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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