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혼잣말』(KONG)x면천읍성 ‘오래된 미래’
한지민, 『혼잣말』(KONG)x면천읍성 ‘오래된 미래’
“조용한 마을에 어둠이 내리면
따뜻한 온기를 내뿜는 동네 책방”
_『혼잣말』(KONG) 中에서
아무런 정보 없이 오직 출판사 하나만 믿고 구매하는 책이 있다. 응원하고 싶고, 애정 하고 싶은 출판사가 있다. 대부분 돈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쫓아가는 출판사들이다. KONG 출판사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혼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면 공가희 대표님을 보면 된다. 지난해 여름이 오기 전 면천읍성에 있는 멋진 책방에 방문해서 많은 영감을 받은 적이 있다. 한지민 작가님의 그림 에세이에 나오는 책방 ‘오래된 미래’이다. ‘오래된 미래’ 대표님에게 KONG 출판사 신간 이야기를 전해드렸고, 책방 투어가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거라는 ‘예언’(?)을 들었다. 책방에서 얻은 아이디어들 하나씩만 응용해서 사용해도 93개의 기획이 생긴다. 천천히 풀어갈 생각이다. 시즌 2에는 외부에서 내부를 볼 일이 거의 없었다. 시즌 3에는 외부에서 내부를 자주 본다. 안온한 느낌이 좋다. 도서관 안에서 싸워도 밖에서 보면 화목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일 거 같다. 오래된 미래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지만 지금 도서관 자리를 봤을 때 오래된 미래도 생각했다. 면천의 등대 오래된 미래, 칭다오의 등대 경향도서관, 1인 출판계의 등대 KONG 출판사, 에피톤 프로젝트를 닮은 그림의 등대 한지민 작가님. 개인적으로 한지민 작가님의 그림은 가수 오지은의 ‘서울살이는’을 비롯한 잔잔한 노래들과도 닮았다고 생각했다(오지은의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에 글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너무 많은 문장을 소개하는 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그림을 찍어 올리는 것도 그림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에 짧게 소개하려고 한다.
아주 잔잔한 앨범 하나를 본 기분이다. 작가님의 그림이 사기 버겁다면 이 책 한 권 정도는 소유해도 좋을 거 같다. 잔잔한 앨범 하나 구매하는 금액과 비슷하다.
“나로 살고 있는
지금 내 삶에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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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도 ‘나’로 살 기회를 주고 싶다. 칭다오로 빨리 데려와서 ‘나’로 살아갈 기회를 주고 싶다. 내가 나로서 만족할 때마다 아내에게 미안해지는 이유다. 아내는 지금 내 몫의 육아까지 다 감당하고 있다는 현실.
“책이 좋으면 그 작가의 책을 찾아 읽게 되는 것처럼, <혼잣말>이 작가님의 그림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는 공가희 대표의 말에 고민을 끝내고 용기를 내어본다.
공가희 대표님 말이 맞다. 작가님 그림 칭다오로 가져오고 싶어졌다. 그런데 가격도, 그림의 사이즈도 몰라 일단 돈을 모으고, 아내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 이 책은 텀블벅으로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내가 칭다오에 입국한 다음에 도착하는 바람에 7월에 EMS로 받았다. 작가님의 피드를 보며 그림을 안 보려고 노력했다. 책을 통해 보고 싶어서. 이제 작가님 계정에 들어가서 마음껏 그림을 보고 ‘좋아요’를 눌러야겠다. KONG의 막내, 언니, 오빠들과 가족사진 찍어줬다. 아마도 경향도서관은 KONG출판사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해외 한인 도서관일 거예요. 코로나 끝나면 KONG 작가님들도 단체로 야유회 오시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기다린다.
한지민 작가님과 <혼잣말>을 생각하면 당연히 '면천읍성'의 '오래된 미래'가 생각난다. SNS를 하지 않는 흔치 않은 책방, 동네 책방 생각할 때 일러스트 이미지로만 있을 거 같은 외관과 내공이 가득한 큐레이션. 여름에 마셨던 오미자차도 일품이었다. 오래된 미래가 있기에 면천읍성이라는 그림이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