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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 칭다오 청양은 관광지도 아닌 데다가

칭다오 청양과 어반스케치

오늘의 문장은 칭다오 어반스케치의 대부 CONGTAE 작가님의 세 번째 스케치북, 『QINGDAO SKETCHBOOK 3 : CHENGYANG 城阳』(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2020년부터 2023년 중반까지 우리 모두를 괴롭혔던 코로나19.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힘들던 나날이었지만,

늘 떠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익숙한 일상을,

푹 빠져야 할 대상으로 삼아보았습니다.


택시나 버스를 타고 휙휙 지나치던 동네 풍경.

뚜벅뚜벅 걸으면서, 때로는 그냥 가만히 서서 오랫동안 바라보았고,

늘 가방에 넣고 다니는 작은 스케치북에 그 풍경들을 담았습니다.


칭다오 청양은 관광지도 아닌 데다가,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구조와 풍경이라 보는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예쁜 곳도 딱히 없고, 누군가에게 구경시켜 주고 싶은 곳도 별로 없는 동네.

그러나 3년 반 동안 차곡차곡 그림으로 담다 보니,

아름다운 곳이 많아졌습니다. 적어도 제게는요.


콩태, 2023


_「작가의 말」* 전문

*책에는 작가의 말이란 글은 없습니다.


 

화려한 얼굴 뒤에 숨기고 있는 도시의 뒷모습은 피곤함이었다

언젠가 칭다오 바닷가 야경을 건물 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화려한 야경 뒤로 피곤함에 지친 도시인의 모습을 보며, 빨리 집(청양)에 가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청양이라는 도시는 콩태 작가님의 말대로 '관광지도 아닌 데다가,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구조와 풍경이라 보는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저는 칭다오 청양 이 한인타운이 좋습니다. 풍경은 매일 변합니다. 그냥 매일 똑같이 보는 풍경이라고 생각하면 지겹겠지만, 청양이라는 도시가 매일 옷을 어떻게 갈아입는지 지켜보면 하루도 똑같은 풍경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콩태 작가님 첫 개인전

 칭다오 청양이 LA는 차치하고, 베이징 왕징이나 상하이 홍췐루 한인타운 같진 않을 것입니다. 칭다오 청양은 청양의 매력이 있습니다. 살수록 알게 되는 매력, 볼수록 알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LA, 왕징, 홍췐루보다 물가가 훨씬 싸다는 것. 지금은 주로 차를 타고 다녀서 청양의 예쁜 모습을 지나칠 때가 많지만, 차가 없던 시절 칭다오 청양의 지리가 궁금해서 세기공원에서 농대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농대 단풍도 예쁜데 요즘에 외부인이 들어갈 수 있나 모르겠네요.


 내가 사는 도시를 미워해봤자 피곤한 건 자신입니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언제나 이 도시에 신세를 진다고 생각합니다.

날 받아준 도시에 조금은 고마워하며 도시가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

매일 보는 풍경이 어떻게 바뀌는지 바라보는 여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지만, 나에게만 빠르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매일 걷던 길에서 예쁜 일몰을 보았을 때, 그 광경은 익숙하다고 할 순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도시에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신도시는 구도심이 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죠.

청양도 이제 청년 도시가 되고 있고, 언젠가 중년 도시가 될 것입니다. 그러다 구도심이 되겠지요. 이 도시가 늙어가는 모습을 친구처럼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번 문학의 밤 준비는 서포터즈가 기획하고 홍보하고 진행하고 마무리까지 할 예정입니다. 저는 '왼손'이에요. 왼손은 거들 뿐. 이제 곧 중간고사 기간에 접어들겠지요. 문학의 밤에 참가하고 싶은 친구들은 초고를 주말 동안 완성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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