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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동네가 아니라 다시

칭다오 한인타운 그리고 허남설

오늘의 문장은 제10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허남설 작가의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글항아리, 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한 장소에서 오랜 세월 축적된 애정은 김씨 같은 사람들로 하여금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동네가 아니라 다시 찾아오는 동네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합니다. (중략)

재개발의 근간이 되는 법령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은 그 기준을 20년이라고 제시합니다. 어떤 지역이 재개발해야 할 만큼 노후한지 평가할 때는 그 지역에 20년 이상 된 건축물이 3분의 2 이상 있는지를 따져봅니다. 우리가 사는 집은 정말 20년이 넘으면 '노후'하고 '불량'해지는 걸까요?


_「사람이 스무 살에 죽는다면」 중에서

지금 고등학교 친구들이 제 나이가 되어 칭다오에 돌아온다면, 칭다오는 어떤 모습일까요? 20년 뒤겠지요. 20년 전에 사셨던 분들이 20년 전을 상상하시면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겠지요. 칭다오는 청년기를 지나고 있을 겁니다. 도시의 나이로는 중년일 거 같고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사 갔던 인천 계산택지개발 지구가 낡은 도시가 된 것처럼, 칭다오 청양의 새 아파트들도 지금 청양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처럼 나이를 먹게 되겠지요. 물론 그 사이에 허물고 짓기를 반복해서 도시가 생각보다 동안일 수도 있겠지만, 도시는 우리 곁에 있는 개와 고양이처럼 사람보다 빨리 늙어갈 것입니다.


"다 떠나는 데 너는 왜 남아있니?"라는 말보다 "한 번 가서 살고 싶다"라는 말이 더 듣고 싶습니다. 스쳐 지나갈 사람이라면 이 도시의 운명 따위에 관심이 없겠지만, 막내가 스무 살 때까지,라는 암묵적인 기한이 있으니 칭다오, 청양이라는 도시의 미래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 도시를 외부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와 상관없이, 저는 이 도시가 제법 문학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저와 같이 이 도시를 사랑하는 콩태 선생님의 전시가 내일부터 숲 카페에서 열립니다. 청양이라는 향수가 가득한 도시의 면면을 보러 오세요. 이 도시 생각보다 정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내일은 도서관 정기 휴관일입니다. 화요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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