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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우리는 미래에 관해서 잘 모릅니다

시대예보와 핵개인의 시대 그리고 송길영

오늘의 문장은 시대의 마음을 캐는 송길영 교수의 신간,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교보문고, 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관해서 잘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기상 이변은 원인에 따른 결과이지만, 결국 예상치 못한 전대미문의 기후 변동으로 재앙처럼 다가옵니다. 마찬가지로 AI와 자동화 역시 원인과 결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우리에게 참여의 의지가 있기에 재앙이 될 것인가 축복이 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장마철 일기예보를 외면하고 하천 길로 나서는 무모한 산책객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대예보’에 귀 기울여 생존의 기술로 무장한 뒤 새로운 시도에 나서야 합니다(p.149).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신만의 서사입니다.

당신이 그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기여가 얼마만큼 치열했는지(p.152)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시작점을 자꾸 목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대학은 진지한 고민의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목표점이자 종료 지점으로 착각한다면, 대학 입학을 결승선으로 인식하고 진학을 준비한 사람들은 입학 후 그것이 출발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허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p.158)


새로운 관계 정립은 ‘채용’이 아니라 ‘영입’입니다. 그렇기에 육성과 개발이 아닌 지원과 격려로 인사의 역할이 재정의될 것입니다(p.209).

20년 전에 쓰시던 핸드폰 기종 기억나시나요?

둘째가 태어나고 20년 뒤에 쓰게 될 기기는 어떤 것일까요?

어쩌면 핸드폰이 삐삐 취급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지식의 양’이 중요했습니다. 한자 많이 외우고, 암산 잘하고, 역사 달달 외우는 게 되게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무용까진 아니더라도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닐 겁니다. 앞으로는 무용에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이고요.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일은 적어도 그럴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AI와 공존하는 시대에는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는 ‘독서’만큼 좋은 일이 없을 거 같고요.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저는 청소년들에게 완독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줄거리를 외우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 책에서 질문 하나를 얻고 답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그 질문들이 모이고 모여 방향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꿈이 있으시나요?

전에 제가 나온 대학교 명예총장님이 병상에서 환갑이 된 인문대 학과장님을 불러 “나는 환갑에 학교를 세웠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너무 끔찍합니다. 인생은 60에도 꿈을 꿀 수 있다는 말이 더 좋습니다.


꿈을 이루셨나요? 그럼, 이제 뭐하실 건가요?


제 장래 희망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한결같았고, 저는 장래 희망을 이루었습니다.

그렇다고 꿈을 이룬 건 아닙니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 된다면, 그 이후엔 뭐가 남나요? 공허함 밖에 없을 겁니다.

작가가 아닌 글을 쓰는 사람이, 치과 의사가 아닌 치아를 치료하는 사람이, 피아니스트가 아닌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꿈이어야 환갑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꿈을 꾸며 살지 않을까요?


어린이 동시 공모전과 제3회 칭다오 경향도서관 문학상 대상을 받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 민주평통 칭다오협의회와 청도한인회에서 상도 주시기로 하셨고요. 생기부에 한 줄 정도 들어갈 수 있겠죠. 그것이 목표가 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글을 썼고, 작가님이 대상으로 선정해 주셨고, 심사평도 주셨다. 그리고 나와 문우들의 글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사실이 하나의 발판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글을 쓰며 살게 될 것입니다. AI에 물어보려면 일단 글을 써야 하니까요.


꿈이 있으시나요? 송길영 교수님이 던진 질문처럼, ”누군가에서 채용되고 싶나요, 영입되고 싶나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꿈을 꾸고 싶어 하는 친구들 앞에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 문을 열지 말지, 어떻게 나아갈지는 오로지 본인의 몫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기의 가장 좋은 점은, 길을 잃어도 붙잡아줄 보호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너무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미래에 관해 잘 모릅니다. 저도 이번에 누가 참여할지, 누가 대상을 받을지 모릅니다.

그저 기대하고 기다리며 응원하는 수밖에요. 건투를 빕니다. 문손잡이 그냥 확 잡아 당겨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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