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회사에서 알바를 하다 -3

여행 일본어에서 곧바로 비즈니스 일본어 구사하기

by 바라문디

입국 시즌이 끝난 후 물론 꾸준히 동행 외근이 있었지만 대개 사무실에서 업무지시를 받았다.


일본어로 메일을 송수신하고 전화를 받고, 서류를 정리하고 예고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한자 폭탄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만둬야 하나 고민을 했다.


모든 직장인들의 가슴속에는 사직서가 있다는 말이 눈물 나게 공감되는 순간들이었다.


살면서 느리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데 (밥 먹을 때 빼고 :) )

매일, 스스로 느끼기에도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업무를 처리해 나가고 있었다.

또한 밥먹듯이 실수를 하며 사무실 이곳저곳에 멘붕을 떨어뜨렸다.

하하하하하


어느 날은 동시에 업무처리 지시를 받고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쌓여있던 상태에서 일본어를 더듬더듬 이해하다 결국 일본인 직원분께 질문을 드렸는데 나의 느린 일처리에 당황하시며 지금은 무엇을 하고 계셨나요?라고 물어보셨다.


아니 어느 회사에서 이렇게 일 못하는 찌끄레기에게 친절하게 말씀해주시는지 감동을 받음과 동시에 난 분명히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게요.. 제30분은 어디로 간 걸까요 싶은

수치심, 자괴감으로 눈가가 촉촉해지기 직전이었다.


난 이렇게 일을 못하는 사람이었나..

그동안 해왔던 사무실 아르바이트 경력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대표님이 그동안 친절히 대해주신 건 아마 일 못하며 끙끙대는 내가 불쌍해 보여서 그러신 것일 거야...


여기서 무조건 6달은 버텨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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