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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모음

종이, 텍스트, 목소리

by 쿤스트캄

방문 틈사이 어둠과 밝음이 교차한다

수많은 시간과 공간들 사이에 끼워져 어쩔 줄 몰라하는 종이들이 소리 지른다 꺼내달라고 빼내달라고 고함을 지른다


컴퓨터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때 조금만 지나면 느려지는 시스템에 답답증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카드게임과 지로 찾기라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조각모음을 하지 않았다 결국 답답함은 분노로 전이되어 속상해서 울기도 했다


오랫동안 작심뿐 행하지 못했던 것들은 하나씩 정리해 간다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카메라라는 존재는 나의 눈과 귀가되어 많은 조각을 빨아들인다 이렇게 하면 눈에 거슬릴 게 없을 테니 이제 더 이상 마음이 불편하지 않겠지 싶다가도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먹먹해지기도 한다


작가는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제안했고 그 장면을 가장 자주 목격하는 가족 중 하나는 묵묵히 바라보고 기다려줬다 팩폭과 인내 덕분에 조각모음이라는 오랜 명상을 시작한다


과거에 각종 업무와 프로젝트를 통해 장르별, 작가별, 주제별 등등으로 정리해 본 경험이 필시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은 구겨져서 웅크리고 있다


사람들의 목소리, 이야기가 담긴 텍스트

텍스트가 모인 종이, 리플릿, 브로슈어, 도록, 매거진

종이들에 갇혀있는 활자가 나를 보고 울고 웃는다


정리하는 방법 아닌 다독이는 방법을 알아야 할 것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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