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지나
소란스러운 하루가 흐른다
시간이 지나서 저녁이 되고 밤을 넘어가는 이 시간 잠이 몰려오지만 눈이 무거워지는데도 불구하고 그 밤을 묶어내려고 애쓴다 눈감고 꿈나라로 간다고 깊은 수면 위를 걷는다고 해서 시간을 잡을 수 없지만 새로운 24시간을 앞둔 우리는 그렇게 아쉬움을 달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소란스럽게 보낸 날이면 더더욱 잡고 싶은 시간이라는 밧줄이지만 놓는 순간 깊고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듯 새로운 차원의 시간으로 빠져든다 말도 못 하게 편안하고 고요한 순간을 우리는 종종 혹은 늘 누리지만 막상 알지 못한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따끈한 핫초코에 띄워진 마시멜로 같은 상태처럼 무장해제된 나의 몸을 일으켜 다시 고쳐 세우고 소란스러운 전쟁 같은 하루로 뛰어들지만 다시 맡을 코코아 향을 기대하면서 시간을 넘나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