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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용

부작용

by 쿤스트캄

작용 반작용 부작용 중 가장 무서운 용은 부작용


꽤나 건강하고 내성 있는 몸이라고 자부해 왔던 나도

이제는 누군가 '용용 죽겠지'하며 놀림받는 인간임을 인정하며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다


십수 년은 너무 적고 수십 년은 너무 많다 느끼는 나이에 다다른 지금

그간 만들어온 수많은 행열과 수열이 뒤틀릴 수 있으며

익숙한 방정식의 a, b, c 등 변수가 셀 수 없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결괏값 Y의 변화폭이 커져 정신을 못 차리는 자아를 인정해가고 있다


언어학에서 회자되는 소쉬르의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필연적이지 않고 자의적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가 그저 바나나라고 말할 때

이는 노랗고 기다란 열매의 합으로 이루어진 열매라는 것을

무의식 속에 저장하고 볼 때마다 떠올린 것임을


몸의 탄력회복성을 위해 의사 선생님의 처방으로 복용한 약이

이제는 전혀 다른 산출값을 내는 몸을 감내하며

작용도 반작용이 아닌 부작용이 제일 무서운 용이라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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