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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 초단절사회

불통 아닌 화통을 꿈꾸며

by 쿤스트캄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버디버디, 싸이월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레드까지. 이 모든 매체는 우리의 소통을 위해 나타났지만 지금 서사로는 불통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려준 존재 같다. 초연결 문화를 이뤄낸 이 시대의 대단한 기술이자 혁명과도 같다고 여겼었는데 이제는 고독과 단절을 강화시키는 도구가 되어버린 매체들이 얼마나 억울할까 싶다. 이는 소통플랫폼뿐 아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업이 만든 검색엔진 이하 관련 기능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이런 채널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보급하는데 앞장섰던 대표와 개발자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편안하고 보장된 모든 베네핏을 뒤로한 채 '진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떠나고 있으며, 그들 조차 자신이 만든 서비스에 무차별적으로 중독되어 가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무섭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가설을 증명하다가 우리는 완벽하게 단절되어 간다라는 명제를 마주한 지금 어떻게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까. 화통하게 이야기하는 문화를 꿈꾸며 지내온 지난 10년, 이제는 빅데이터에만 의지해서 소통을 강요당하고 있는 게 아닌지 되묻는 요즘이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스마트폰에 저장된 위치 정보만 모아봐도 한 개인을 그릴 수 있다. 어떤 캐릭터를 소유한 사람인지, 하루를 보내는 루틴, 소비 행태, 앞으로의 스케줄을 알아채기 쉽다. 그러나 타인의 눈짓과 몸짓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경험치는 점점 제로로 수렴 중이다.


고독사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지금을 만들고 싶은 나는 화통和通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움직인다. 글이든 그림이든 일이든 무엇이든 율동하는 삶을 만들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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