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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st Yul Jan 01. 2018

28. 머리도 마음도, 쉬어야한다

일단 생각하다

집으로 일을 갖고 오지 말자. 

그것도 병이다. 


쉴 때는 쉬어야 한다. 

그것도 잘. 


후임인 지나랑 헤어지면서

'지나야 오늘은 일 생각하지 말고 쉬어' '오늘은 포토샵 파일 갖고 가지 말고 그냥 쉬어'라고 헤어졌다. 그러면서 급하게 적었던 메모다.


디자인 일을 시작하고 나는 퇴근하면 집에서도 일을 했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은 아니었지만 먼가 불안한 마음 때문에 포토샵을 켜서 이것저것 그리기 바빴다. 그렇게 나는 24시간 내내 일을 하는 중이었다. 물론 나는 그 시간 동안 디자인도 많이 늘었고 어느새 집에서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나는 항상 회사와 집이 연장선이 놓여있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를 하고 퇴근을 했다. 이제 집에서 쉬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정말 일 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불안해졌다. ' 아무것도 안 해도 되나,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러면서 나는 또 포토샵을 켰고, Behance, pinteret 등 디자인 관련 사이트를 보고 있있다. 물론 이런 사이트를 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보는 내 마음이 문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쉬어야 할 때 나는 쉬지 못하고 있었고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다 보니 항상 피곤했고, 나는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의 구분이 되지 않으면 일에 치여살다가 지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일이다. 그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려면 나는 쉬는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일이 아닌 무언가 채워할 것을 찾아봐야 할 거 같았다. 처음에 이렇게 하고 시간이 점점 흐르면 일과 휴식이 자연스럽게 구분되지 않을까 생각으로 찾아봤다. 그래서 지금이야 손글씨도 쓰고 책도 읽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찾아서 대체할 것들이 생겼다. 그러면서 나는 조금 더 회사에서 활기차지고 피곤함도 덜했다. 어디선가 이런 문구를 읽은 적이 있다. '마음도 쉬어가야 했음을' 마음도 뇌도 쉬어야 한다. 그 휴식이 다음을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인 거 같다. 주변에서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쉴 때는 확실하게 쉬는 거 같다. 각자만의 템포가 있는 거 같다. 그 템포를 알아 가는 것도 하나의 능력인 거 같다. 


그래서 나는 집에선 일을 할 상황이라면 야근, 철야를 한다. 나의 휴식공간에선 일을 하지 않는다. 집에서 일하는 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나를 위해서 더 오래 일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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