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오줌이 콜라색으로 나와

by 나달

초등학교 4학년 때 수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팠다.
선생님은 창백해진 내 얼굴을 보더니 바로 집으로 보내줬다.


집에 와서 아랫목에 누워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소변이 마려워 변소에 갔다.
오줌 색깔이 노란색이 아니라 콜라색이었다.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엄마, 나 오줌이 콜라색으로 나왔어.”


엄마는 내가 자주 배가 아프다고 했던 말과, 한쪽 얼굴이 부어 있던 모습을 떠올렸다.

거기에 콜라색 소변 이야기까지 더해지자,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다음 날 엄마는 우체국에 휴가를 내고 나를 해남종합병원으로 데려갔다.
내과 진료를 받고 여러 검사를 했다.
의사는 검사 결과를 보며 신장(콩팥)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엄마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아들이 큰 병에 걸렸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점이라 식당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엄마는 나를 보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오늘은 맛있는 거 먹고 가자.”

“여기 곰탕 두 그릇 주세요.”


그날 처음 먹어본 곰탕은 아픈 것도 잊을 만큼 맛있었다.
나는 한 그릇을 다 비우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는 광주 큰 병원에 가면 금방 고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여름방학이 되자 광주기독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매일 반복했다.
24시간 동안 소변을 모으는 검사도 진행했다.
어린 나는 하루 종일 소변을 모아야 하는 일은 길고 귀찮게 느껴졌다.


6인실에서 한 달을 지내는 동안 사람들과 금세 친해졌다.
먹을 것도 나눠 먹고, 병 이야기도 자주 오갔다.
대부분은 누가 무엇을 먹고 좋아졌다는 민간요법 이야기였다.
엄마는 그런 민간요법에 관심을 보였다.


입원해 있는 동안 치료는 별것 없었다.
매 끼니마다 약을 먹고, 하루에 한 시간 링거를 맞는 것이 전부였다.
입원 계기가 되었던 콜라색 소변은 점점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
의사는 콜라색 소변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보다는 단백뇨*가 더 큰 문제라고 했지만,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한 달 동안 입원하며 몸 상태는 조금씩 회복되었다.
퇴원을 앞두고 의사는 말했다.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엄마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서울에 있는 더 큰 병원에 가면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퇴원을 하고, 엄마는 다음 병원을 마음속에 정해두었다.


그날 변소에서 본 콜라색 소변이,
내 삶을 오래도록 따라올 병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단백뇨: 24시간, 하루 동안 소변으로 배출되는 단백질이 300mg 이상일 경우를 의미하며, 소변에 단백질 거품이 많이 생겨 나오기에 거품뇨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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