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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음악은 좋은 음악인가?

by K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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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음악은 ‘좋은 음악’일까?

이 질문을 원론적으로 바라보면, 대중적인 음악은 가장 많이 틀어진 음악이다.


그리고 내 대답은, "Yes"다.


우리는 지금,

대중적인 음악이 ‘좋은 음악’으로 간주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내가 음악 소비를 관찰하며 내린 결론은,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보다 "익숙해지는 것"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자기 취향이 아니더라도 반복해서 들으면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

히트곡은 취향을 넘어서 세대 전체가 공유하는 감정 코드가 된다.


이 지점에서 바이럴 전략은 단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촉매제가 된다.


특히 그것이 정말 좋은 음악이라면, 더 강력한 바이럴이 필요하다.

좋은 음악도 묻히면 ‘좋은 음악’이 아닌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30세 이후부터 새로운 음악을 탐색하는 비율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따라서 취향이 고착되기 전,

즉 가장 열정적이고 수용적인 10대~20대 초반의 리스너들에게 도달하는 것이

K-POP 업계가 가장 집중해야 할 지점이다.


K-POP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캐릭터 브랜딩과 IP 전략이다.

K-POP은 음악이라는 단일 IP를 원소스로 삼아,

콘텐츠, 굿즈, 콘서트,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멀티 유즈를 실현해낸 산업이다.

그러나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진화하려면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아티스트와 작곡가, A&R의 시너지에 대한 안목이 필요하다.


물론, 지금의 K-POP은 다양한 트렌드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음악적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합창"이 전제된 음악 구조는

퍼포먼스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음악 퀄리티에선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화된 분업 구조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음악의 전달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조율은 가능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캐스팅–트레이닝–A&R이 완벽하게 삼위일체로 굴러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나는 좋은 제작자 없이 시스템만으로 좋은 그룹이 나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대중적인 음악은 단순히 듣기 좋은 것을 넘어,

익숙함과 트렌드가 결합된 구조로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음악 퀄리티는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하며, 어떻게 브랜딩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대라고 본다.


이제 팬들은 단지 예쁘고 멋진 아이돌보다,

자신의 취향과 정서에 맞는 음악을 ‘진짜로’ 듣고 싶어한다.


K-POP은 이미 세계적인 콘텐츠 산업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좋은 음악을 발굴하고, 예술적 균형을 유지하며,

이 시스템 안에서 진짜 재능들이 조명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중적인 음악이 ‘좋은 음악’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개인 아티스트든,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든,

쏟아지는 IP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돋보일 것인가’까지 전략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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