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드는 생각

Thoughts

by Kurt


내가 먼저 아팠을 때 떠올랐던 생각은,
아 시X 시간 아깝다.
아 시간 그냥 날리게 생겼네.

며칠 동안 나는 시간을 이렇게
뭔가 날리는 것 같다는,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냥 아프니까
뭐 다른 걸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누워서 유튜브만 봤다.

그리고 그냥 아무 생각 안 하고 음악을 들었는데
갑자기 이게 이렇게 재밌게 들릴 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음악이 그냥 그대로 나한테 전달되는 느낌이었고,
분석이란 것을 아예 내려놓고 들은 건 올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아프니까
" 내가 음악을 언젠간 다 알 수 있을까 "
이 생각도 우스워질 정도로 사치스러운 생각이었던걸 알게 됐다.

그냥 내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생각을 적는 게 참 재밌는 삶이었던 거야.

그런 게 좀 느껴졌고.
그냥 음악을 떠나서,
내가 무언가를 하나씩 해나가고 있고
멀쩡한 사지로 살고 있으면
그게 그냥, 행복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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