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이유

일상적 의문 두번째

by 숲속의조르바

< 표지: Sunlight in a Cafeteria, 1958 by Edward Hopper >



벚꽃이 필 때 쯤이면 연금을 두둑히 챙긴다는 노래가 있듯이 올해도 어김없이 시월의 마지막 날에는 라디오에서 그의 노래가 몇번이나 흘려나왔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이용, 잊혀진 계절



달력의 숫자가 모두 1이 되는 날에 명절음식처럼 막대과자를 먹듯이 명절 노래처럼 되어버린 노래를 듣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뜻 모를 이야기?'


'저 사내는 아직도 이유를 모르고 있는것인가?'


'그녀는 아무리 설명해도 말귀를 못알아 먹는 그가 답답해서 떠난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40년이 넘도록 그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른채 아련한 슬픔에 울고 있다.


대화와 소통이 되지 않아 화를 내며 박차고 떠나는 모습이 드라마의 한장면처럼 상상된다. 어쩌면 쓸쓸해보였다던 표정은 허탈과 포기의 표정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를 포함한 적지 않은 사람이 그 덕에 시월의 마지막 밤에 낭만을 보탠 노래가 순간 다르게 들린다.



시월 마지막날의 낭만을 깨는 엉뚱한 의문임에 분명하다.


'그녀는 왜 떠났을까?'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했길래 사내는 뜻을 이해하지 못햇을까?'

'무슨 잘못을 했길래 변명도 못한 것일까?'


변명도 하지 못한 사내는 수십년 째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다.




뜻모를 이야기의 전문과 전말이 참으로 궁금하다.

누군가 소설로라도 써주면 고맙겠다는 마음이 든다.




말귀를 못알아 먹는 답답한 사내의 토로일지 모른다해도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시월의 마지막 날엔 그 노래를 들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헤어졌었지? 모든 이유와 뜻을 알았던가?


굳이?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