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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위트 홈

몇 할 타자인가

by 숲속의조르바

<사진: 노점 소년의 퇴근, 쿠바 하바나 >



자영업 폐업률이 사상 최고라는 뉴스가 빈번하게 들리는 요즘이다. 영세소상공인의 대출과 연체도 역대최대라고 한다.




야구에서는 3할 타자만 되어도 강타자다.


야구에서는 열 번의 기회 중에 2-3번만 살아 나가도 꽤 잘한다고 한다. 엄청나게 잘한다는 선수도 네 번을 성공하기 어렵다. 실제로 2024년 KBO 평균타율은 0.27이다.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약 40여 년간 가장 높은 타율을 보면 이정후선수가 0.34, 그 잘했던 이승엽선수는 0.3이다. 참고로 한국프로야구는 한 시즌 평균 약 500번 정도의 타석 기회가 주어지고, MLB는 650번가량의 타석이 주어진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타석에서도 늘 성공과 실패의 판정이 따른다. 대표적으로 입시, 결혼, 취업, 사업, 투자 등이 그렇다. 살면서 야구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타율을 따질 수 있을 만큼의 기회라도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수 만에 사법고시에 붙었다는 양반도 있지만 대학 입시에서 3수생, 4수생까진 본 적 있지만 그 이상을 넘긴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요즘 이혼이 흔한 만큼 재혼도 흔한데 뉴스에 나오는 연예인을 제외하곤 세 번째 결혼을 한 사람은 봤지만 그 이상은 본 적이 없다.


사업이나 투자의 경우 망했다가 재기했다는 사람은 봤지만 세 번 망했다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경제적 타격에서 두세 번 극복하는 것은 더 힘든 이유일 것이다.


이렇듯 인생에선 세 번 이상의 타석이 쉽사리 주어지지 않는다. 불공평하다. 7전 8기라면 얼추 타율을 따질 만큼의 기회 부여가 되지만 비현실적인 동기부여의 단어가 된 현실이다.


매 타석에서 안타나 홈런을 쳐야 하는 부담 속에 살아간다. 실패한 타자에게는 여지없이 야유가 이어지고 고개를 숙이게 된다. 다시 경기에 나서지 못할 만큼 심한 타격을 입는다.





이 비정한 삶의 승부를 야구와 비교해 생각하다가 문득 야구에서의 시작을 홈베이스라 부르는 것에 눈이 갔다.


홈베이스 앞에 선 타자의 가장 큰 바람은 다시 홈베이스를 밟는 것이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누구나 멋지게 안타와 홈런을 치고 싶지, 죽으려고 집을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누구도 희생 플레이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다. 제발 누군가에게 희생 플라이를 강요하지 말았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살아나가는 것이다. 살아 돌아오는 것이다.

아침마다 홈베이스를 떠난 모든 이들이 모두 꼭 홈스위트홈으로 돌아오기를.



#공필성은데드볼이라도맞았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크보홍보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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