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식으로의 이해
현대인들에게 우울증을 유발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SNS 때문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SNS에서 보이는 타인들의 행복한 삶에 스스로 비교당해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이십여 년 정도 몇 가지 SNS를 통해, 즉 자랑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꾸준하지만 간간히 자랑질을 해왔던 나도 누군가에겐 가해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로 타인의 글들을 보며 시기와 질투, 나아가 약간의 우울감을 경험한 적도 있다.
자랑할 거리가 똑 떨어진 요즘 이런 것들을 이겨내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자주 골프장에 가는 사람은 매번 그걸 자랑할 필요가 없다. 비싼 차가 있더라도 매일 그걸 반복적으로 자랑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루하고 힘든 일상을 보내다가 꿈꾸어 온 휴가를 가게 되어 기분이 좋아서, 가지고 싶던 차를 돈을 열심히 모아서 사서 기분이 좋아서, 아주 오랜만에 좋은 사람과 특별한 날에 비싼 레스토랑에 큰맘 먹고 가서 즐거워서 자랑을 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자랑까진 아니고 그냥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서였을 수 있다.
이렇듯 각자의 빈번하지 않은 특별한 순간들이 다 모아져서 내 타임라인에 보여지는 것에 나만 빼고 모두 다들 행복하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등록된 친구가 많다면, 연예인이나 자랑을 일로 삼는 인플루언서라도 목록에 있다면 그 착각은 배가된다.
지루하고 일상적인 시간들 속에 찾아온 기분 좋은 순간들이라고 생각해 주면 덜 배가 아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때 술집을 운영하느라 늦은 오후까지는 한가했던 터라 느지막이 일어나서 강아지 오름이 산책을 시킬 겸 집 앞 바닷가에 나갈 때마다 일기를 쓰듯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었는데 댓글은 부럽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들은 밤과 주말에 쉬지만 난 저녁 내내, 주말은 물론 연휴 등에 쉬지 못하고 일했다.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들은 부럽다고만 한 듯하다. 부러움의 시작부터가 잘못된 듯하다.
그리고 부러워해봤자, 결국 내 배만 아프다는 결론이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