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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씀 May 06. 2023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시작은 차사고였습니다.

오랜만에 에픽하이의 기사가 보였습니다.



내용인즉슨,

타블로 曰 "아내의 출산이 임박했을 때, 아내가 직접 운전해서 갔다"고 말하는 기사였습니다.



호기심에 자세히 읽어보니,유튜브 피식쇼라는 곳에서 본인(타블로)은 운전할 줄 모르고 (출산으로)병원에 가야 할 때, 아내가 직접 운전을 했다고. 그리고 차 안에서 아내에게 계속 "괜찮아?"를 물어봤다고 했다는,






...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타블로의 기사를 보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었습니다.



나는 면허가 있다
→ 근데 운전을 무서워한다
→ 운전면허 취득 후 운전 경험 전무 (차 조작 불가능)  나는 운전을 할 줄 모른다
→ 밍이는 면허가 있고, 운전을 좋아한다
→ 분명... 우리가 아이를 낳을 때, 나도 타블로처럼 행동할 것 확실


근데.. 밍이가 꼬마 운전자일 때 내가 그 옆에 탔었다 (무서웠다)
→ 꼬마 운전자 밍이 차를 탔을 때, 위기 상황과 사고 상황을 맞이했다
→ 하지만 그때 우리는 슬기롭게 상황을 대처했다
→ 그때 우리가 함께 대처하는 태도를 보고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                    



‘분명 나도 타블로 같을텐데..’ 라는 걱정으로 시작해서, '왜 내가 결혼을 결심했는지'로 마무리 되는 생각입니다.



일단 나는 면허가 있습니다. 하지만 운전을 무서워 합니다. 그래서... 운전면허 취득 후 [단 한번도] 운전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차량 조작 방법과 도로교통법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결국 저는 (이번 생에는) 운전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밍이는 운전을 좋아합니다.



연애 초, 밍이가 운전 연수를 2주 가량 받은 뒤, 차량을 렌트했습니다. 저는 무서웠지만, 무서운 척 하지 않았습니다. (밍이 말로는, 제가 보조석에서 계속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고 합니다만) 밍이의 첫 운전은 비교적 성공적이었습니다. 은평구에서 거의 파주까지 다녀왔고,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밍이가 또 차량을 렌트했습니다. 전보다 큰 차였고, 차량 인수 장소가 꽤 구불구불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차여차 잘 운전했고, 작은 위기 상황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차량 복귀 장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복귀 장소에서 경미한 사고가 났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사고는 잘 해결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처음 겪는 교통사고였지만, 꽤 차분하게 잘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싸우지 않았다?"

"사고 상황을 의연하게 함께 대처했다?"

"오히려 사이가 돈독해졌다?"



이거 함께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는 사이구나. 이정도면 결혼해도 되겠다. 제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결혼 했습니다 :)



방금 밍이에게 타블로와 강혜정 부부의 기사를 보여주며,

"이런 상황이 오면 나도 타블로처럼 행동할 것 같아~"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밍이가 말하길,

"그런 상황이 예측되면, 내가 미리 조치를 취했겠지?"

라고 하더군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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