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에 대한 리뷰#1
'사실상 오징어 볶음의 끝이다.'
오징어 볶음만큼 괜찮은 반찬 술안주는 없다. 저렴한 재료와 쉬운 레시피로 언제든지 뚝딱 해 먹을 수 있는 음식. 식당이건 집이건 10,000원 이하의 지불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볶음요리의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쓰면 맛있다.'
당연한 얘기이다. 오징어 볶음 하나 먹자고 노량진 수산시장에 갈 수도 없는 일이고 동해 앞바다에 가서 잡아올 수도 없는 일이다. 그냥 마트에서 시장에서 보이는 적당히 신선해 보이는 오징어를 구해서 적당히 매운맛 단 맛 짠맛이 잘 섞여서 하얀 쌀밥에 잘 어울려주면 그것으로 감사하다.
매운맛, 단 맛, 짠맛이 잘 섞일 수 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소스에 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소스 말고는 없을 것 같다. 재료를 보는 눈이 좋을 리도 없고, 볶음 요리를 하기 전에 전처리 과정 등을 알리도 없지 않은가? 그냥 대충 칼이든 가위든 뭐든 간에 자를 수 있는 도구로 다 잘라서 다 때려 넣고 마구 프라이팬 위에서 열을 가하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하는 요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때려 붓기 식에 있어서는, 소스만이 해결책이다.
오징어를 잡을 수도 만들 수도 없지만, 소스는 가능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마트에 가서 사면 된다. 하지만 뭐랄까 직접 해 먹는 음식의 마지노선 같은 게 우리 마음속에는 그어져 있다고 본다. 오징어도 사고? 야채도 사고? 소스도 사고? 이럴 거면 배달이 낫다고 본다. 적어도 음식이란 걸 직접 해 먹겠다는 의지가 조금 있다면 소스도 만들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길었다. 모든 시뻘건 볶음요리에 그대로 적용가능한 소스 레시피를 비율로 알려주겠다. 본 레시피는 믿어도 된다. 35년간 검증된 레시피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레시피는 믿어도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손을 못 믿을 뿐이지.
[한국식 시뻘건 볶음요리 소스 레시피]
* 레시피는 비율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떠한 도구로 1이었다면, 같은 도구로 2 이런 식이다. 하지만 다 필요 없고 알기 쉽게 밥숟가락으로 하겠다. 밥숟가락은 편의를 위하여 BS로 표시한다.
BOP SOOTGARAK
1. 고춧가루 2.5 bs(*굵은 고춧가루 얇은 고춧가루 묻는 분들이 있다. 그냥 아무거나 넣어라)
2.물 1.2 bs
2.간장 1.2 bs (*몽고간장 브랜드가 가장 적합. 간장의 비율은 중요함 약간의 차이로 짠맛이 급격히 변화)
3.고추장 0.6 bs (*간장의 절반이다. 간장과 고추장은 같이 움직인다고 봐야 한다.)
4.설탕 1.0 bs
5.소금 0.1 bs
6.미원 0.1 bs
7.다시다 0.1 bs (*미원과 다시다가 동시에 들어간다. 이게 핵심일 수도 있다. 어쩌면 맛의 마법사일수도)
8.간마늘 1.0 bs
9.양파와 사과를 2:1 비율로 갈아서 1.5 bs
10.물엿 5 bs
마구 섞는다. 냉장실에 30분간 넣어둔다. 요플레 농도가 되었다면 소스의 완성이다. 요플레 농도 같지 않다면 실패한 것이다. 그냥 포기하기 바람.
소스의 완성이다. 제육볶음에 써도 된다. 쭈꾸미도 된다. 메인의 뭔가가 있다면 야채 넣고 볶으면 거의 다 된다고 보면 된다. 이제 오징어를 볶으면 된다. 오징어를 먼저 넣어야 돼요? 야채를 먼저 넣어야 돼요? 다 같이 넣고 섞은 다음에 넣어야 돼요? 등등등 질문이 많을 것이다.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해라. 어차피 맛은 소스가 좌우한다. 조금 맵거나 조금 짜면 밥을 조금 많이 먹고, 조금 싱거우면 오징어를 조금 많이 먹으면 된다. 중요한 건 여하튼 오징어를 볶았다는 거니까.
* 소스레시피는 이제는 영업종료를 한 을지로 고향식당 사장님의 비법입니다. 리스펙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