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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TOSTEP Apr 19. 2023

5분 컷! 초간단 참치덮밥!

먹을 것에 대한 리뷰#2

[도시락용 미니돈까스와 함께 한 매운 참치 덮밥] 

 어렸을 적에 왜인지는 모르지만 가끔 아빠(아버지라 부르는 것보다는 여전히 아빠란 호칭이 좋다.)와 토요일 오후 둘이서만 집을 지키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어떤 집에서나 종종 있는 일이었다. 엄마의 동창회? 동네 아줌마 계모임? 주로 점심에 중국집에서 하는 모임 같은 것들. 아마도 그런 모임 때문에 밥시간에 엄마가 외출하던 그런 날. 그런 날이 가끔 있었다. 


 보통의 기억으로는 지금과 같은 해 좋은 봄날이었던 것 같고, 이러한 봄날의 토요일 오후는 나른했었던 것 같다. 그런 오후에 덩그러니 있는 아빠와 나는 짜장면 혹은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는 게 보통이었다. 편하기도 하였지만, 사실 나는 물론이거니와 아빠 역시 특별히 할 줄 아는 끼니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에는 아빠도 미안했는지, 아니면 본인도 밀가루는 싫었는지 처음으로 밥을 해주셨다. 


 정확히 이름도 불분명한 '매운참치볶음덮밥'이라고 해야 하나... 여하튼 정체도 불분명한 음식을 해 주셨다. 그전에도 분명 엄마가 비슷한 참치볶음을 해주었던 것 같았는데 그것과 분명 조리과정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특이하게도 맛은 비슷했지만... 이것은 아마도 참치캔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강력한 조미성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요리는 정말 간단하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그 옛날 원시인들이 불을 처음 썼을 때의 요리 수준이랄까.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줄 만 안다면 할 수 있는 요리이다. (*요리라고 하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음식? 먹거리? 끼니?) 만들어 보자.


준비물 : 참치캔 큰 사이즈, 고추가루 2 bs, 식용유 약간(*식용유 사용양은 아래 설명), 달걀 1개


끝났다. 프라이팬에 참치캔(기름포함)을 넣고 고추가루를 넣고 기름이 다 증발되어 없어질 때쯤, 참치에 고추가루와 기름이 코팅된 느낌이 들 때쯤까지 볶은 후에 밥 위에 얹어서 먹는다. 이게 끝이다. 하지만 이 간단한 요리에도 약간의 스킬이 필요하다. 바로 식용유의 사용이다. 


 사진에서 계란후라이와 미니돈까스가 같이 있다. 미니돈까스는 사실 냉장고에 남아있기 때문에 튀겨서 올린 것이지만 계란후라이는 그렇지 않다. 이 매운참치덮밥의 약간의 매운맛을 계란후라이로 잡아주는 느낌이기 때문에 사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계란후라이를 올려주는 것이 필수다. 그리고 바로 이 계란후라이를 하고 남은 식용유를 참치볶음에 사용한다. 식용유를 사용하는 스킬이 바로 이 계란후라이로부터 나온다. 


 때문에 참치볶음을 하기 전에 미리 계란후라이를 하고, 계란후라이를 한 프라이팬을 그대로 참치볶음에 사용한다. 우선, 계란후라이를 반숙으로 하여 접시에 옮겨둔다. 이 상태에서 프라이팬을 보면 식용유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 식용유를 그대로 다 쓰는 것은 아니다. 약간 프라이팬에 식용유가 코팅이 되어 있는 느낌으로만 사용할 것이다. 이런 느낌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계란후라이를 한 후에 프라이팬의 기름을 키친타월로 살짝 아주 살짝 찍듯이 닦아낸다. 


 이 상태의 프라이팬에다가 앞서 말한 대로 참치를 볶는다. 진짜 끝이다. 이렇게 식용유를 사용한 듯 만 듯 소량을 사용하게 되면 참치기름과 섞여서 그냥 단순히 맵기만 하지 않은 맛을 끌어내 준다. 이제 밥을 뜨고 참치를 위에 덮고 그 위에 계란후라이를 올려서 덮밥처럼 먹으면 된다. 아마도 미니돈까스를 여태껏 사용하는 이유는 그 당시 내 도시락반찬의 주전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냉장고에서 프라이팬에 튀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계란후라이와 함께 튀기자. 


 아빠가 가끔 해 주던 이 음식은 이제 내가 가끔 한다.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났는데 여전히 해 먹고 있다. 설마 소울푸드인가.....? 음식과 추억은 남았고 아빠는 이제는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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