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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나은 Jan 21. 2023

명절마다 전을 17가지 하는 이유

형님? 이번에 뭘로 좀 준비해볼까요???


명절을 앞두고 한 살 차이 손아래동서가 전화로 건네는 말이다.




나에게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는 친동생 같은 동서가 있다. 우리의 첫 만남은 2014년 4월.. 처음부터 내 사람 같은  동서였다. 아이들의 삼촌과의 부부의 인연이었지만, 나와는 동서로 맺어진 전우와 같은 인연이다.


언젠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형님은 우리 친언니보다 더 편해요." 어느 타이밍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진심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친언니도 친동생도 없는 나에게는 친언니. 친동생 이상의 존재인 동서이다.


명절, 시부모님 생신, 여름휴가, 김장 등등 1년에 10번 정도 만나지만 더 자주 만나지 못해 애틋한 마음이다. 나의 소원이 동서와 같은 진주하늘아래 사는 것 일 정도이니까.







10번 정도의 공식만남 중 제일 첫 번째 행사인 설날을 하루 앞둔 오늘... 우리는 또 한가득 웃음꽃으로 시댁주방을 가득 채운다.


지난 추석 어쩌다 보니 전과 튀김을 17가지를 했었다. 결혼 17주년이라 17가지의 전이라며 웃으개소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추석때의 전과 튀김


며칠 전 뭘 준비할까 하는 동서의 전화에 "제발 전.. 6가지만 해볼래?" 나의 깜짝 제안에 깔깔 웃으며

"그렇게 될까요?!"

16가지라면 모를까 6가지는 힘든 일일테니..

음식이라면 자고로 다양함을 추구하는 게 나의 스타일인것을 너무 잘 아는 동서이기 때문이다.



우린 오늘아침부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보고 시어머님이 신신당부를 하신다.. "제발 서너가지만 해라..너그 힘들다." 하지만 이제 어머님도 아실 테다. 그 말씀이 먹히지 않을 며느리들이라는 걸..


이제 손발이 딱딱맞는  동서지간이다. 내가 맛살을 준비하면 동서는 계란을 준비한다. 누구라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서로보다 1초라도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하려고 한다. 그 마음을 서로 잘 아는 우리다.


오늘도 우리는 기름냄새를 온 집에 풍기며 하하 호호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6~7시간 동안 전을 굽고 튀김을 하며 마무리가 될 즈음... 우리는 힘듦보다 다음 명절을  기약한다.


오늘 준비한 설맞이 전&튀김 17종


차례도 없는 시댁에서 전을 17가지 하는 이유는 나의 전우같은 동서와의 시간이 너무 즐겁기 때문이다.




#1 꽈리고추튀김, 오징어튀김, 산적, 미역전, 육전, 하트전, 버섯전

#2 연근튀김, 새우튀김, 해물전, 굴전,고구마튀김

#3 쥐포튀김, 닭똥집튀김, 호박전, 달고기전, 양파링전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전과 튀김을  하며 사랑하는 동서와 다양한 이야기 꽃을 피울수 있기에 매년 명절마다 17가지 전과 튀김을 한다.



2014년 11월의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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