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정을 마치며
어제의 나, 나, 내일의 나
잘 지내고 있니?
태국 방콕에서의 생활이 점점 끝나간다.
잠시 쉬고 싶다는, 해외에서 길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 만으로 시작했던,
작년 여름의 영어 공부가 결국 여름 계절학기 마무리까지 왔다는 사실이 우습지만은 않다.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내 여정이 이제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야.
결정이 힘든 것도 사실이었어.
공부도 계속하고 싶고, 해외도 나가고 싶고, 놀고도 싶고, 내 안의 바람들과 밖의 사정들이 충돌해 고민이 참 많았지.
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니까.
그래도 지금이 아니라면 다시 하기 힘든 가장하고 싶은 것들을 따르기로 했지.
나를 믿고 지지해 준 우리 가족들에게 감사할 뿐이야
많은 것들을 배웠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친절해서 감사하고, 언제 어디서든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지.
새로운 곳에 와서 이방인의 시선으로 경험을 하게 될 때 배우는 점이 많은 거 같아.
소수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참 다르니까.
작은 영어 한 글자가, 사소한 눈짓, 몸짓이 참 소중해지는 거 같아.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내가 지내왔던 것들이 누군가의 배려였음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경험이 많았어.
당연히 내가 다수의 입장일 때의 반성도 따라오게 되더라.
이게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의 의미일까?
우물밖을 나오고 나서야 내가 본 하늘이 우물의 모양라는 것을 알게 된 어린 개구리처럼
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라는 부끄러움 한 방울.
내가 마주한 하늘이 이젠 하늘의 본모습일까,라는 기대 두 방울.
아니면 다시 마주한 조금 더 큰 우물이 아닐까라는, 의심 세 방울.
그래도 전에 나왔던 우물들이 보이니, 안도하곤 해.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한 달 전의 나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달라졌을까?
조금 더 어른에 가까워졌을까?
들뜬 마음과 나름의 숙제를 안고 다시 하늘 위로 올라가겠지.
지금 드는 생각은 단지 시간이 야속하다는 사실뿐이야.
'기억이 난다'라는 말은 참 슬픈 말인 거 같아
기억이, 추억이 남았다는 건 이미 과거가 되었다는 증거니까.
추억하고픈 일들이 많아졌다는 건 슬프면서도 즐거워.
그래도
언젠가 내 기억 한편 상자 안에 꼭꼭 잠긴 태국의 추억을 열었을 때, 입꼬리가 살포시 올라간다면
난 다시 내일을 꿈꾸겠지?
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어린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