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10월의 날씨는 반복을 싫어한다.
커다란 일교차, 자주 변심하는 기온, 차가운 빗방울, 따듯한 햇살,
이 모든 것들을 하루 안에 경험할 수 있다.
일주일만 머무른다면
사계를 다 경험할 수 있다.
압축되어 있다고 할까.
신비롭다, 아침에는 겨울, 오전에는 봄, 가을, 오후에는 여름,
해가 머물러갈 때쯤 봄, 가을 저녁에는 다시 겨울이 된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빛은 따듯하다
지루할 틈 없이 뒤바뀌는 캐나다의 날씨처럼,
캐나다에서의 나의 삶도 사라져 가고 있다.
벌써 캐나다에서 생활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생각도 잠시,
여느 학생들처럼 듣고, 쓰고, 읽기를 반복하고 있다.
친구들과 떠들고 주말에는 침대에서 게으름도 피우고, 체육관에서 배드민턴도 치고,
매번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며, 매번 같은 주제로 웃게 되는 한결같은 삶을 살고 있다.
처음으로 캐나다에서 시험기간을 보냈다.
학년으로 치면 졸업반인 내가 1학년 교양을 듣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험이 모국어가 아니라는 사실은 나에게 큰 문제였다.
시험에 포함된 서술형 문항이 큰 난관이었다.
영어단어와 같이 이해가 동반되지 않은 단순암기를 잘 못하고 싫어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시험을 준비할 때보다 몇 배는 더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야만 했다.
다행히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여서 공부할 때 즐거웠다.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는 것에도 상당히 자신감이 붙었다.
한글처럼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문장구조가 복잡하지 않다면 큰 노력 없이 대략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영어강의에 도전하거나 영어로 된 활자를 만나도 피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을 거 같다.
한국에 돌아가면 시도하지 못했던 영어강의들도 들어봐야지 다짐도 하게 되었다.
한국과 수업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어떤 교수님은 후드티에 청바지를 입고 강의를 하신다.
학생과의 질의응답이 수업 중간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즐겁다.
높임말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그런가, 교수님의 복장이 친근해서 그런가.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거침없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너무 학생들이 가벼워서 놀랄 때도 있다.
문화차이일지 예의가 없는 것일지 잘 모르겠는 경우도 많다.
영어가 늘 거라고 예상했던 내 예측과는 반대로
일본어가 늘고 있다는 점도 웃기다.
이번연도에는 역대급으로 일본친구들이 이곳에 많이 방문해서,
내가 듣는 수업에 절반이상이 전부 일본인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영어가 늘기보다는 일어회화가 늘고 있다는 사실도 우습다.
뭐 결과적으로 두 가지 언어능력을 개선할 수 있어서 이 시간이 소중하다.
확실히 일본친구들과는 문화가 비슷해서 그런지 잘 어울리게 되는 거 같다.
노는 건 다 똑같은 거 같다.
같이 요리를 하고, 밥을 나누어 먹고, 카페를 가고, 수다를 떤다.
벌써 절반이 지나간 이 생활이, 이제야 적응이 돼 가는 거 같다.
언젠가 이 시간이 그리워질 거라는 걸 알고 있기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