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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계원 Dec 20. 2019

동남아도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공유차량

01. 동남아도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어려운 것은?


동남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우버나 그랩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는 참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우버는 우리나라에서 불법으로 고발 당했고, 카카오택시는 카풀 서비스하려다가 택시 기사들의 반발에 직면해 한발 물러섰고, 타다는 합법과 불법 논란의 와중에 서 있다. 동남아 보다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IT 강국인 한국에서 동남아에서도 되는 승차공유 서비스가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외국 여행하다 보면 옛날보다 참 편해졌다고 느껴지는 교통수단이 있다. 공항에서 처음 내렸을 때 숙소까지 가는 방법은 버스, 지하철, 택시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버스나 지하철은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바로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로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과거에는 택시 기사에게 내 목적지를 설명하고 요금을 협상하고, 돈을 지불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택시 기사가 영어가 통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내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현지어를 사용한다면 의사소통도 힘들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불안했다. 작년에 베이징에 잠깐 갔을 때는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디디추싱을 여러 번 이용하면서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 앱 하나로 지도에 나의 현 위치와 목적지가 표시되고 내리면 자동 결제까지 되기 때문에, 중국어로 목적지를 설명할 필요도 없었고 과다 요금 지불도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


2년 전쯤 아이 둘을 데리고 필리핀 세부에 두 달 정도 머무른 적이 있었다. 그때 놀랐던 점 중에 하나는 도로나 전기 같은 기본 인프라가 우리나라에 비해 참 많이 열악하다는 점이었다. 도로는 보수가 안데 군데군데 파여 있고, 전기는 수시로 나갔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교통 인프라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교통수단들이 저렴하고 이용하기가 편했다. 공유차량인 우버나 그랩 차량들도 많이 보였고, 지프니 같은 버스와 유사한 교통수단들도 많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필리핀이 치안이 위험하니 조심하고, 특히  택시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서 본 필리핀 사람들은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들과 주로 택시를 이용했었는데, 하루는 목적지 식당 위치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어디쯤이라고만 택시 기사에게 이야기했다. 택시 타고 가다 보니 목적지를 지나쳐 가게 되었다. 유턴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지역이었는데도 택시 기사가 유턴을 해서 우리를 목적지에 내려 주었다.  목적지 주변이니까 알아서 찾아가라고 했어도 되는데, 택시 기사가 보기에 저녁시간이라 날도 어두워지고 있었고, 아이도 있는 외국인이 낯선 거리에서 헤맬까 봐 유턴이 어려운 지역인데도 힘들게 유턴을 해 준 것 같았다. 그다음부터는 택시를 탈 때 목적지를 미리 입력해 차량의 이동경로를 확인했기 때문에 낯선 길을 찾는데 문제가 없었다.


한국에서도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친절하고 목적지까지 잘 데려다준다. 그런데 가끔씩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거나, 목적지가 외진 곳일 경우 택시를 불러도 잘 안 오거나, 가는 동안 불평을 듣는 경우가 있다.   내가 사는 곳은 나주혁신도시인데 도시는 넓고 인구는 거의 없다. 서울과 달라 지하철도 없고 버스는 자주 다니지 않는다.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것이 가장 편하고, 운전을 하기가 어려운 사람은 이동에 불편이 많다. 요즘 택시와 갈등을 일으키며 이슈가 되고 있는 타다나 카카오 카풀 서비스 같은 것이 활성화되었으면, 좀 더 편리하고 저렴한 교통수단 선택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 작성자 : 이계원 공유경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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