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도 사실 내용으로 보면 전혀 현실적이지 않는 스토리의 연속이다. 등장인물들도 다 황당하다. 첫 시조인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는 사촌인 우르술라와 결혼해 근친상간으로 돼지 꼬리가 달린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에 따라 고향에서 못 살고 타향에 와서 새로운 도시를 세우지만 결국 나무에 묶여서 죽어간다. 아내인 우르술라는 백년이 넘게 살면서 집안의 안주인으로 실질적인 기둥 역할을 하지만, 나중에는 눈멀고 매미처럼 말라서 죽는다. 아들인 아우렐리아노는 군인이 되어서 전쟁에도 참여하지만 혁명에 성공하지 못하고, 집안에서 황금물고기를 만들며 스스로를 고립시켜가다 고독하게 죽는다. 딸인 아마란따는 자매처럼 자란 레베까의 약혼자와 결혼하고 싶어 막장 행동을 하다가, 막상 청혼을 받자 거절하고 평생 독신으로 살다 외롭게 죽는다. 마지막에 이모와 조카가 근친상간으로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를 낳고 이 아이가 개미에게 먹히고 도시는 바람에 사라져 이 가문의 백년의 고독한 역사가 끝난다.
등장인물 중에 레메디오스라는 이름의 여자들은 다 미녀로 나온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부인 이름이 메르세데스인데 소설 속에 유사한 내용으로 자주 등장한다. 소설 내용에 보면 레메디오스라는 미녀에게 반해 9살에 청혼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는 9세에 14세인 마르케스의 청혼을 받아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결혼한다. 마르케스가 백년의 고독을 집필할 동안 그의 아내인 메르세데스가 이웃에 외상을 져가며 겨우 생계를 유지해서 남편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원고를 외국의 출판사에 보낼 돈이 없었을 때도 아내가 자신의 헤어드라이어를 전당포에 맡겨서 국제우편 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의 아내가 그에게는 절세미녀였던 것 같다.
등장인물도 많고 유사한 이름도 많아 복잡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읽고 나면 백년의 시간이 흘러간 느낌이 든다.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가 양피지의 해독을 마친 순간 거울의 도시(또는 신기루들)는 바람에 의해 부서질 것이고, 인간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져버릴 것이고, 또 백년의 고독한 인간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져버릴 것이고, 또 백년의 고독한 운명을 타고난 가문들은 이 지상에서 두 번째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양피지에 적혀 있는 모든 것은 영원한 과거로부터 영원한 미래까지 반복되지 않는다고 예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현실이 더 소설 같이 느껴지는 날들이 왜 많아질까?
- 콜레라 시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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