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시오페아 명대사 해석/지친 영혼을 위한 위로

바쁘게 살아가는 당신을 위해 낮에도 빛나는 별은?

by 광쌤

길을 잃을 뻔했습니다.

10년 넘게 열심히 달려온 곳에서 자꾸만 넘어지지만 늘 외면당하는 기분 언제나 별로입니다. 그럴 때마다 '괜찮다', '다 안다', '조금만 참아라'... 손 내미는 척하는 리액션에 지쳐버렸습니다.


하지만 늘 악착같이 버티고 해내며 살아왔나 봅니다. 그 사이 나이는 들었고, 아이들은 훌쩍 자라 버렸지요. 그렇게 너덜너덜 해진 날, 이 영화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한없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직장인에 대한 위로 & 부모의 삶에 대한 고찰'

영화 <카시오페아>에서 주인공 수진이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엄마, 아빠의 보살핌 없이 스스로 공부하고, 변호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애를 쓰며 살았을까요? 변호사 된 다음에도 성공을 위해 시키는 일은 다하며 참고 또 참았을 겁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그런 수진이의 삶을 외면해 버립니다.


이 영화는 기억을 잃어가는 병마 속에서 싸우는 수진이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수진이와 아버지 인우를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들, 힘들 때 생각해야 할 것들, 내가 서있는 지금 등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거든요.

악착같이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는 기억을 지워버릴 만큼 기막힌 상황들이 너무나도 많고, 존재를 부정당하는 일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며 사는데도 어쩔 수 없는 허탈함과 무기력으로 인해 무너져 내릴 때도 많지만 소리 내어 울 수 없을 때도 많습니다.


때문에 자꾸만 수진과 인우의 대사를 통해서 위로를 받게 됩니다.



'위로의 말'


딸 지나를 잘 키우고 싶어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자주 하는 수진을 보며 엄마인 내 모습을 돌이켜 봅니다. 숙제를 시키고, 학원을 보내고, 노는 것조차 통제하면서도 그 모든 것의 이유는 그저 자식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합니다.


"엄마는 지나가 강하게 컸으면 좋겠어.

무시당하지도 않고 사람들이 우습게 보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들은 약하면 너무 쉽게 무시하고 괴롭히고 짓밟는다고."


그저 잘 살았으면 좋겠는 마음이 들어서...

나처럼 안 살았으면 좋겠어서...

누구에게나 인정받으면서 살았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인우의 대사 때문에 자꾸만 괴로웠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느라)

애가 크는 걸 못 봤어요.

어느 날 크더니 변호사 됐다고..

아 그러냐고.. 야, 거 신기하다...

어느 날은 손녀를 낳았다고..

아 그러냐고... 고맙다고..

또 그러다 알츠하이머라고..

아 그러냐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러다... 잘하자고..."


어느 사이 훌쩍 커버린 나의 세 아들에게 자꾸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요. 얼마 전 출근 준비하는 엄마를 뒤에서 안으며 막내가 묻더라고요.


"엄마는 왜 아침에 없어? 나 학교 갈 때 인사해 주면 안 돼?"

"나도 엄마가 차로 학교에 데려다주면 좋겠다!"


형들 역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컸겠지요?

하지만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동생이 태어났기 때문에 너무도 일찍 혼자서 챙기고, 버스 타고 학교 다녀야 했던 시기에도 아무 말 없던 큰 아이, 세 살이라 어렸는데도 질투 한번 안 했지만 옛날 영상을 돌려보면 엄마, 엄마 반복하면서 엄마를 찾는 모습들이 보였어요. 아마도 자기를 봐달라고 애쓰는 모습이었을 겁니다.


이런저런 미안함에 고개를 떨 굴 무렵...

영화 속 지나가 아들들 대신 제게 말을 건네줍니다.

"세상은 나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사람만 있지는 않아.

있어도 괜찮아. 난 약하지 않아. 엄마를 닮았잖아."


아픈 수진이를 쓰다듬는 지나의 고운 손과 예쁜 눈망울처럼 고맙게도 내 아이들 역시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언제나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알아서 잘 자라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보다 강하고 멋지게 말입니다.



'카시오페아'


제일 밝은 별자리 '카시오페아'는 아픈 수진을 돌보는 아버지 인우입니다. 무서워하지 않고 너무도 예쁘게 엄마를 바라봐주는 수진이입니다.

내가 회사에서 부정당하고, 지쳐서 힘들 때마다 밝게 빛나면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별은 바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멍하고 온 몸에 힘이 풀려서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도 이곳으로 돌아와 쉴 수 있게 해주는 나의 카시오페아는 오늘도 내일도 반짝반짝 빛나며 나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옛날에 사람들이 북극성을 보고 길을 찾았고, 그 북극성은 카시오페아로 알아보듯' 내 곁에서 빛나는 나의 별들은 늘 길을 찾게 도와주고 있다는 것...


영화 <카시오페아>와의 동행은 잃어버렸던 삶의 방향에 이정표가 되어주었고, 낮에도 지켜주는 나의 별자리를 알려주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쥬라기 월드:도미니언 메뚜기월드 보다 공룡들의 이이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