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금쪽이실록>을 마치며
아들 셋을 키우며 육아 만렙이 되어있어야 하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언제나 낯설고 어렵기 때문이다.
큰 아이 때는 처음이라서...
둘째 때는 둘이 처음이라서...
셋째 때는 손은 둘인데 셋이 내미는 손을 잡아줘야 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교육에 진심인 것도 같았고 한 배 속에서 나왔지만 하나같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내 맘 같지 않은 것도 같았다. 나의 표정, 습관, 태도, 라이프 스타일 등이 온전히 아이에게 영향을 미쳐 생각지도 못한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만들어낸다는 것도 알았다. 무엇이든 퍼준다고 해도, 제아무리 잘난 부모라고 하여도 자식은 그것과 별개로 자란다는 것도 말이다.
역사는 늘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특히 이번에는 좋은 부모가 되는 법까지 알려준 셈이라 매번 글을 발행할 때마다 읽고 또 읽으며, 곱씹게 되었다.
순우리말 '슈룹'은 '우산'이라는 뜻인데, 부모가 아이를 위해 펼쳐야 할 다양한 모양의 우산이라고 생각한다. 보위를 이어야 할 세자는 이유모를 병증으로 쓰러져있고, 극 중 남과는 조금 다른 아들 계성대군은 누군가 알게 되었을 때 충격을 줄 수도 있는 비밀을 품고 있다. 그리고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아들들은 저마다의 꿈을 꾸고 있다. 어머니인 중전 화령은 소리를 버럭 지르기도 하고, 혼자서 끙끙 앓으며, 가슴을 치기도 했다. 우리 집 현장을 보는 듯 어찌나 공감대가 형성되던지.......
하지만 아이들 교육과 성공에 목이 마른 후궁들의 일률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중전 화령은 이내 냉정을 찾아 저마다의 솔루션을 제안한다.
물론 부모의 교육관만 기대하기에는 세상은 아주 많이 냉정하고 위협적이긴 하다.
아이들의 개성을 인정하고 키워주기 위해 음악학원을 보내는 나를 향해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고, 순위권 안에 들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사람도 만나봤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는 오늘 당장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에 기다려주고, 지켜봐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엄마이기에 감내해야 한다.
역사 공부를 통해 우리는 무료 육아 상담을 받고 있는 셈이다. 어떤 태도가 아이를 폐세자 되게 하고, 무엇이 아이를 폭군으로 만드는지 이미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엄마의 슈룹은 같은 모양이면 안된다. 마음이 아픈 아이에게는 따뜻해야야 하고, 따가운 햇볕이 싫은 아이를 위해서는 양산도 되어줘야 한다. 때로는 우산을 과감히 접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보게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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