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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쌤 Oct 08. 2022

병자호란 이런 나라에서 살기 싫다!

<광해군일기~인조실록> 토크라면 후기

실록을 함께 읽는 일은 즐겁다.  


<광해군일기>부터 <인조실록>까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온라인 <토크라면>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설레고 즐겁다. 하지만 실록에 담긴 이야기들은 결코 즐거울 수만은 없다. 특히 양난으로 피폐해져 가는 세상 속에서 해결책 없이 허물어져가는 챕터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 안에서 우리는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원하는 세상과 지도자는 어떤 모습인가'를 말이다.




광해군과 인조는 어려운 시기에 왕이 되었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나라를 지키려고 했을 것이다. 그들도 사람이기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고, 잘 살고 싶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싶었을 것이고, 자신을 신뢰해주지 않고 따라주지 않는 사람은 밀어냈으리라 생각한다. '결정 장애'가 있는 나는 두 금쪽이 왕의 그런 모습이 자꾸만 이해가 되기도 되었고, 감히 원망만은 할 수 없었다. 저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사사로운 결정은 할 수 없었으며, 대의와 명분도 따져야 하는 현실 속에서 오랑캐라 여겼던 놈들과 '전쟁'까지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멘붕 상태였겠지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최후를 통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다.


결정해야 할 순간에 묵은 감정을 꺼내는 것은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며,  끝없는 망설임은 골든타임을 놓쳐버려 배를 침몰하게 하기도 한다. 결정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냉정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광해군의 콤플렉스는 그가 만들려던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하였고, 인조의 불안과 망설임 때문에 나라는 큰 치욕과 비극을 맞이하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토크라면 '인생게임'을 통해 선택해본 역사 인물의 삶은 그저 게임이라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우리가 살아갈 인생은 단판 게임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기억하며, 이번 생의 길을 시원하게 뚫어가며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네 차례의 전쟁을 바라보며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적어도 실록 속에 보이는 나라에서는 살고 싶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토크라면>에서 이행시로 함께 나눠 본 '내가 살고 싶은 나라'의 모습이다.



인 : 인싸가 되고 싶은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라

조 : 조금은 부족해도 백성을 위하는 왕이 다스리는 나라에 살고 싶다


인 : 인간이 제일인 세상

조 : 조금은 모자라도 서로 보듬어 주는 따뜻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인 : 인인화락 호호부실

조 : 조국


인 : 인간의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특징이 존중되는

조 : 조건이 중요하지 않은 사회인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인 : 인기만 바라는 주인공이 되려 하지 말고,

조 : 조연으로 살면서 곁에 있는 사람을 더 빛나게 해주는 나라^^


인 : 인간적인 기본권이 보장되는 나라, 정치가

조 : 조롱거리가 되지 않는 나라


인 : 인격과 뱃살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조 : 조금 덜 드시는 걸 권합니다.


인 : 인제는 부끄럽지 않은

조 : 조마조마하지 않은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행시 속에 담겨있는 모범 답안을 모두들 꿈꾸고, 다들 알고는 있다. 하지만 그러한 유토피아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토피아'라는 말이 존재하는 한 유토피아는 없는 것이겠지? 그래도 조마조마하지 않은 세상에서 서로를 보듬어 주고, 집집마다 부유하고 사람마다 화목하여 어깨 쫙 펴고 살 수 있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그런 세상을 꿈꾸며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과거는 그랬다 치고 우리는 현실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더욱 멋진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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