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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 Mar 05. 2019

1년 만에 돌아온 mercedes_benz

APL 스플릿 시즌2 2일차 이후 약 360일간 프로판에서 모습을 감췄던 정지 당한 프로게이머(이하 정프로) 김태효가 2019년 2월 18일 OPGG Hunters로 복귀전을 치렀다. 이전까지만 해도 우스갯소리로 bench라 했고, 이럴 거면 왜 영입했냐는 생각까지 들었다. 복귀전은 벤츠-섹피라는 벤티티 조합 일부가 포함되지 않았고 복귀전 종합 14위에 그쳤다.



“벤츠는 개인방송 해설로 전설 속의 인물로 남겨야 한다.”, “벤츠의 오더는 한물갔다.”, “룰은 바뀌었는데 오더 방식은 옛날 그대로다.” 등 주변에서 다양한 얘기를 해줬다. 실제로도 많은 걱정이 되었다. NTT 때 임팩트가 워낙 강력했고, 대회 룰은 이전과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벤츠를 처음부터 좋아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하던 롤이나, 스타2, 카트에 비해 배그가 굉장히 고사양을 요하는 게임이었기에 게임은 거의 못 하고, 개인 방송을 많이 봤다. 특히 왓구홍길동 유튜브를 굉장히 많이 챙겨보았다. 솔로와 듀오만 하다가 스쿼드를 시작했고, 그러다 벤츠를 알게 되어 유튜브에 업로드된 거의 모든 영상을 보았고 실력과 입담에 사로잡혔다.



복귀전 종합 14위, 이른바 광탈이었다. 그러나 끝까지 믿는 구석이 존재했다. 바로 ‘감’이었다. 스타1에 송병구, 카트에 문호준, 스타2에 조성주 변현우, 야구에 조정훈 오승환, 농구에 스테판 커리, 이들의 공통점은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다. 이것이 다가 아닌 각 종목 최정상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중 많은 선수들이 몇 가지 논란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 요소다.



내가 아직 배그를 접지 않은 이유도 팬심 때문이다. 1년을 기다려왔고, 접은 지 3년이 넘은 스타2도 팬심으로 조성주 경기를 챙겨보기에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 벤츠와 같은 생일과 고향은 익히 알고 있고, 외모와 말투가 비슷하다는 말도 굉장히 많이 듣는다. 남들이 보는 시선이 그렇다는데 그렇게 부정하지 않는다.



복귀 2일 차 2라운드까지만 해도 합이 안 맞는 것이 보였고, ‘벤츠 오더가 옛날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복귀 이틀 차 만에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물론 피오나 다른 멤버들의 순방도 큰 역할을 했다.



치킨을 먹은 것은 4라운드다. 강남과 강북 서버니가 포함된 자기장이 떴고, 강남 차고집과 컨테이너에 있던 Hunters가 강북 차고집을 거쳐 기묘하게 중앙을 찔러 비록 적은 킬 수지만 치킨을 먹는 데 성공했다. 4라운드 동안 랭킹 포인트 21점, 킬 포인트 22점으로 총합 43점을 기록했다. 꾸준한 랭킹포인트와, 상위권에 포진된 킬 포인트는 NTT의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모든 스포츠에서 최고의 흥행 카드는 슈퍼스타들의 라이벌 구도와 압도적 1인자의 등장이다. 임요환과 홍진호, 이영호와 이제동, 문호준과 유영혁이 그랬고 페이커가 그랬다. 나는 배틀그라운드 리그 최고의 흥행요소는 여전히 ‘mercedes_benz’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벤츠-섹피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조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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