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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 Mar 05. 2019

어우있 `soO` 어윤수

데뷔 12년 만에 드디어 프리미어 대회 우승

사진 출처 : ESL 공식 트위터


한국시간 3월 3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Intel Extreme Masters, 이하 IEM) 시즌13 카토비체 대회 결승에서 어윤수가 김대엽을 꺾고 우승했다. 이는 어윤수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첫 프리미어 대회 우승이었다.


우스갯소리로 결승 전의 어윤수와 결승전의 어윤수는 다른 사람이라고 불릴 만큼 결승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작년 GSL 시즌1 4강에서 김대엽에게 4대3으로 패배하기 전까진 8강에 진출하면 결승 진출 100%, 결승에서 승률 0%의 `2윤수`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다.


2008년 SKT T1에서 데뷔 이후 2015년 케스파컵 시즌2 우승 이외엔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본 적이 없다. 2013년 결승에서 백동준에게 진 이후 주성욱, 김도우, 이신형(2번), 김대엽, 고병재, 이병렬에게 내리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데뷔 12년 차, 프로게이머로선 전성기가 지나간 노장 프로게이머에게 붙여진 별명은 `콩라인의 soO장님`이다.


12년 전, 당연한 패배를 예상했던 김택용이 세상에 커세어 다크를 선보이며 스타크래프트 혁명의 날로 새겨진 3월 3일,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9년 3월 3일 어윤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7번의 좌절, 3,540일의 노력이 이뤄낸 결실이다.


어윤수는 24강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이재선에게 2대1로 패배하더니 백동준에게 2대0으로, 전태양에게 2대1로 내리 패배했다. ‘uTherma’ 마크 실라피와 ‘Scarlett’ 샤샤 호스틴에게 2대0으로 승리하며 세트 득실 0으로 간신히 12강에 진출했다. 12강에 진출한 선수 중 승률이 5할이 되지 않는 선수는 어윤수가 유일했다.


기세를 탄 어윤수는 12강에서 2014 GSL 시즌1 결승에서 만난 주성욱을 3대0으로 꺾었고 2018 블리즈컨 세계 챔피언 ‘serral’ 주나 소탈라를 3대2로 제압하며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3대1로 김준호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김대엽이었다. 인연이 깊은 상대다. 2017 GSL 시즌1에서 결승에서 만나 2대4로 패배했고 2018 GSL 시즌1 4강에서 8강 진출 시 결승 진출 100%의 신화를 깨버린 당사자다.


1세트와 2세트를 내리 패배하며 패배의 어둠이 몰려왔다. 하지만 3세트 암흑기사 전략을 막고 승리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4세트와 5세트엔 히링링 전략을 사용해 승리를 가져왔다. 6세트엔 ‘멸뽕’이라 불리는 불멸자 타이밍 러쉬를 막아내고 4세트 연속 승리를 따내며 우승과 함께 15만 달러의 상금, 블리즈컨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어윤수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우승할 수 있어 너무 좋다.”라는 말을 했다. 28살의 프로게이머, 은퇴 수순을 밟아야 할 나이가 다가온 그가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0대2로 지고 있을 때 이번에도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한계는 여기까진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우승까지 만든 것 같다.”는 어윤수의 인터뷰는 10년 동안 8번의 준우승에 머물며 설움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윤수야 말로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최고의 케이스가 아닐까. 작년 ‘4성주’를 이겨낸 조성주가 2018년을 자기의 해로 만들었던 것처럼 ‘2윤수’를 이겨낸 어윤수가 201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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