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동안 옷 사지 않기

by 몽이맘


#옷 #미니얼라이프 #사지 않기


옷이 그리 많지는 않다. 퇴직을 하고 나니 그나마 있던 옷을 입을 일이 별로 없다. 집에서 입는 옷들은 직전 회사를 다닐 때 받았던 행사용 티셔츠. 아이들의 작아진 바지다.


행사용 옷들은 앞뒤로 행사명이 적혀있고 색도 요란하다. 노란색. 주황색, 분홍색, 초록색. 보라색 이런 옷들은 해지지도 않는다. 반팔부터 긴팔 두꺼운 모자 달린 맨투맨까지 계절별로 다양하다.


밖에는 절대 입고 나갈 수는 없지만 집에서는 너무 편하게 입는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 입던 옷들도 내가 접수했다. 작은 아이 어릴 적 바지는 전부 고무줄바지라 너무 편하다. 아이들은 학교 체육복은 바지만 입고 윗도리는 잘 안 입는다. 점퍼스타일도 있고 티셔츠 스타일도 있지만 체육복이라 편하다.


회사 다닐 때 입던 원피스. 블라우스, 정장용 바지, 치마는 일 년 내내 입어본 적이 없다. 주말에라도 입어보려고 했지만 나가는 곳이 산이나 계곡이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언니가 주는 옷도 한몫한다. 언니는 옷 욕심이 많아서 자주 옷을 산다. 인터넷으로 옷을 사서 실제 입어보면 맞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언니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나와 동생에게 나눠준다. 옷을 많이 사는 언니이다 보니 옷을 보는 감각이 남다르다. 사지 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간혹 내 마음에 드는 옷도 있다. 언니는 정장스타일보다 캐주얼을 선호하기 때문에 현재의 나에게 딱 맞다.


속옷을 제외한 옷을 1년 이상 사지 않기로 다짐했다.


지금 옷장에 있는 옷만 해도 죽을 때까지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유행에 뒤떨어지면 고쳐 입으면 되고 다양하게 조합해서 입으면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양말 같은 경우도 명절이면 여자양말을 선물도 들어온다. 일 년이면 6켤레가 생기고 남편이 하는 운동 모임에서도 양말이 들어오기도 해서 살 일이 거의 없다.


오늘도 남편이 면 티셔츠를 더 이상 입지 못하겠다고 내어놓았다. 이 티는 아들이 중학교 다닐 때 교복 밑에 받쳐 입던 러닝 같은 티다. 브이라인이라 목도 덜 갑갑하고 면 100%로 땀 흡수도 잘 된다.

7년 넘게 입다 보니 목을 늘어나는 건 기본이고 겨드랑이도 구멍이 났다.

"이제 이건 못 입겠네. 어디다 버릴까?"

"일단 거기 둬. 면이라 강아지 걸레로 사용하면 될 것 같아."

얼마 전에도 남편이 즐겨 입던 티셔츠를 하나 버렸다. 버렸다기보다 내 원피스를 치마로 변신했다.


우리 집 강아지들은 꼭 패드나 걸레에만 실례를 한다. 다회용 패드가 있다고 하길래 봤는데 내가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안 쓰는 수건이나 면으로 된 천을 도톰하게 만들어 사용한다.

낡은 수건 안에 면티나 양말 같은 걸 잘라 넓적하게 펴고 재봉틀로 사방 풀어지지 않게 박음질을 한다. 10개 정도 만들어 하루에 두장정도 사용하고 일주일에 두 번 삶아 세탁기에 돌린다.

기존사용하던 강아지 화장실 위에 놓으면 냄새도 심하지 않고 바닥에도 흘리지 않는다.


몽이 같은 경우 잠복고환 수술 후 오줌을 흘린다. 잠을 자면 더 흘리고 흥분하면 뚝뚝 싸는 것같이 흘린다. 병원에서도 어쩔 수가 없다고 한다. 몽이 쉬는 장소마다 방석을 깔아 두어야 한다. 자주 빨아줘야 하고 냄새가 나면 몽이도 앉으려고 하지 않는다. 강아지 방석을 사서 놓기도 했는데 먼지도 많이 나고 더워한다. 그렇다고 폭신한 걸 싫어하는 건 아니라 얇고 폭신하고 자주 빨 수 있는 방석이 필요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무릎담요가 많이 들어왔다.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지만 잘 접어 사방에 박아서 방석으로 이용한다. 커버는 낡은 티셔츠나 남방으로 만든다. 좋아하는 사람의 냄새가 나서 그런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미니얼라이프라고 하고 적게 사고 과감하고 버리는 것인데 나는 사지 않고 있는 물건을 버리기보다는 다시 사용한다. 낡은 수건도 양말도 쓰임을 다한다고 버리는 게 아니라 용도를 변경한다. 이 물건의 수명을 연장하고 쓰레기도 덜 만든다.


옷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대추씨나 매실씨도 모아서 콩주머니나 손목보호대를 만든다. 콩주머니는 강아지 장난감으로 손목보호대는 컴퓨터를 할 때 사용한다. 냄새도 좋고 친환경적이다. 말리기도 귀찮고 잘 마르지 않으면 상하기도 하지만 만들어놓으면 몇 년은 편하게 사용한다. 강아지들도 콩주머니를 너무 좋아한다. 적당히 무겁고 촉감도 좋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손수건을 많이 사용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서 손수건을 동생네에 다 보냈지만 뒤져보니 계속 나온다. 생리대로 사용하기도 했고 지금은 강아지용으로 사용한다. 잘 접어 티슈처럼 넣어두고 뭘 흘리거나 양치할 때 사용한다. 손가락칫솔을 사용해 양치질을 하지만 손을 닦거나 입을 훔칠 때 닦는다. 폭폭 삶아서 위생적이다. 아기용 손수건뿐만 아니라 일반 손수건도 낡은 것도 같이 쓴다.


집에 들어오는 에코백도 강아지 방석이나 다른 수납바구니로 변신한다. 에코백도 면으로 된 것도 많아 손잡이를 잘라내고 속을 넣어 방석으로 만들고 그림에 예쁜 건 쿠션으로 만들기도 한다. 지퍼나 찍찍이를 달아 수납바구니로 이용한다. 빨기도 편하고 튼튼해서 오래 사용한다. 천이 좋으면 치마나 반바지로도 변신한다.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집어 사용한다. 보통 에코백은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어 뒤집으면 보이지 않는다.

자투리나 티매트로도 변신하는 에코백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낡은 이불이나 베개도 강아지에게 갔다가 버려진다. 강아지들과 십 년 넘게 살다 보니 강아지에게 갔다가 버려지는 이불도 많았다.






작가의 이전글콩이 이제 꽃길만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