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퍼증후군 #포메라니안 #강아지미용
몽이 미용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미용이 끝난 후 추워하는 것 같아 옷을 입혀 다니다가 어제 옷을 벗겼다. 털이 자랐는지 안 자랐는지가 제일 궁금하다. 다행히 털이 조금 자랐다.
클리퍼 증후군이 나타나지 않았다.
털이 길 때는 자르지 못해서 걱정이고
미용하고 난 뒤에는 안 자랄까 봐 걱정이다.
뭘 해도 걱정인 몽!!!
미용을 끝내고 피부가 발갛게 보일 정도였는데
지금을 털이 자라 흰 강아지 같다.
아직은 더 자라야 하지만 자라고 있다는 것만 해도 걱정을 덜었다.
몽은 빗는 것도 엄청 싫어하고
지금까지 부순 빗만 열개정도
목욕도 싫어하고
두 번 중 한 번은 목욕하다 도망가고
콩처럼 깔끔하지도 않고
먹을 때는 턱에 흘리고
똥꼬에 똥이 묻기도 하고
이발기는 더욱 싫어하고
소리 나는 드라이기도 물어뜯고
이것만 보면 몽이 문제가 많은 강아지 같지만 몸에는 손만 허용한다. 사물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심지어 옷조차 옷을 입으면 빨 때가 되어야 겨우 벗긴다. 그것도 후다닥 번갯불에 콩 볶듯이. 몽 옷은 입고 벗기 편한 옷뿐이다. 단추를 채운다든지. 지퍼를 올리는 건 절대 입힐 수 없다.
몽이 어릴 적 애견샾에서 애견미용실에 실습견으로 갔을 거라고 한다. 몽이 유기견으로 발견된 건 1살 반정도였는데 애견샾에서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매달린 햄스터 물통으로 물을 먹고 피부가 엉망이었는데 미용을 최근까지 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
잦은 미용으로 피부는 엉망이 되고 털이 자라지 않아 실습도 할 수 없어 버려졌을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오로지 사람 손만 허용하는 몽.
몇 년이 지났지만 애견숍에 대한 애증이 공존한다.
문 열린 가게는 들어가고 싶지만
무서워 뒷걸음치는 몽.
몽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주위에서는 몽이 주인을 잘 만났다고 하지만 난 내가 몽을 잘 만났다. 몽을 만나지 않았다면 유기견에 대한 관심을 덜했을 거고 강아지 유통에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몽을 내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게 눈을 뜨게 해 주었다.
배에 발긋발긋 올라와서 미용을 결심했지만 털이 자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배 아래쪽도 상처가 있지만 몽도 개격이 있다는 남편이 사진 찍기를 거부해서 저 사진만 남아있다.
진도 강아지 털만큼만 자라라.
몽을 쓰다듬으며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주문대로 이제 털이 자라기 시작한다. 한두 달 뒤면 또 털을 자를까 말까 고민하겠지만 지금은 너무 만족한다. 몽 미용은 내가 미용하는 것처럼 고민에 고민을 하다 미용실 앞에서도 몇 번이나 망설이다 큰맘 먹고 도전한다.
"클리퍼 증후군이 나타나는 건 복불복이에요. 영양상태나 호르몬 같은 게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 하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어서 빗질만 잘하면 포메는 미용을 권하지 않아요."
의사 선생님이 말했지만
잘 먹이고 스트레스 덜 받게 하면 당분간 미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몽 잘해보자 빗기 싫으면 미용이라고 하고
엄마 미용 한번 덜하고 몽에게 투자할게.
내가 예쁘다는 말보다 강아지가 예쁘다는 말이 더 듣기 좋은 엄마야.
잘해보자 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