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1962~ ), 일본의 전설적인 아이돌이자 1980년에 데뷔하여 수많은 히트곡과 유행을 선도하며 많은 남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고, 아이돌 커리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스캔들과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 기타 수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2021년 현재까지 그 인기가 진행형인 영원한 아이돌이다.
2021년에 발매한 마츠다 세이코의 40주년 기념 음반 <Bible> 마츠다 세이코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2장의 LP로 담았다.
최근에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은 마츠다 세이코의 음반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만으로도 실감할 수 있는데 2017년~2018년에만 해도 마츠다 세이코의 LP는 국내나 일본 현지에서의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으나 지금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인지 조금은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형성이 되어있고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직,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마츠다 세이코뿐만이 아닌 80년대의 일본 시티팝 장르의 순위를 담은 책. 마츠다 세이코의 곡은 35위와 89위에 랭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악평론가들이 모여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을 선정하듯이 일본의 음악평론가들도 오랜 시간이 지난 가요(특히, 쇼와시대에 나온 가요)를 선정하여 결과물을 도출할 때 마츠다 세이코의 곡은 늘 1~2곡씩 있었다. 1980년대의 그녀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는데 전성기 시절,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유지했던 일명 '세이코 컷'은 당시 많은 여성들이 따라 했을 정도고 마츠다 세이코 이후에 나온 여자 아이돌 가수들은 대부분 그녀를 벤치마킹을 했을 정도라 할 수 있다.
(그 당시에 세이코 컷을 하여 그룹으로 데뷔한 '세이코짱즈 聖子ちゃんず'라는 팀도 있었다!)
나는 어쩌다 나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마츠다 세이코에게 열광하게 되었을까?
나의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츠다 세이코의 '마'도 모르던 시절의 나는 '일본 음악의 최고=X-Japan'이었다. 화려한 옷차림과 진한 화장 그리고 입체적(?)이고 정교한 사운드에 학창 시절에는 비틀스 다음으로 빠져 살았었는데 나 자신이 사회라는 정글에 들어간 2010년대 중반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음반을 사는 것에 특별한 제한사항이 없었고 레코드샵을 자주 드나들던 2017년, 어느 순간부터 시티팝(City Pop; 1970년대 시작된 팝의 흐름에서 일본 특유의 도시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음악 장르. 평가하는 사람마다 기준이 모호한 것이 특징인 장르)이 유튜브를 통해 스멀스멀 올라올 때였고 당시 자주 드나들던 레코드샵에는 이쁘장하고 귀여운 외모의 마츠다 세이코의 중고 음반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베스트 음반, 알짜배기만 모아놓은 판 1장 가격이 그때(2017년 경)는 8000원이었다.
'입문용으로는 괜찮겠지?' 하는 순간에 레코드샵 사장님이 외쳤다.
"야! 너 일본 음악에 빠지면 답 없어!!"
저 문장에서 '일본 음악'을 빼고 온갖 부정적인 단어를 넣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문장인데 저런 무시무시한(?) 말을 사장님께서 직접 하셨다.
그때 그 말을 들었다면 일본 음악에 빠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거나 평생 X-Japan만 듣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이 '마츠다 세이코! 그 늪에 빠지다.'이니 본격적인 마츠다 세이코에게 빠지게 되는 이유에 대해 조금만 더 파고들어 가면...
마츠다 세이코는 아이돌이 갖추어야 할 것들을 데뷔할 때부터 이미 다 가지고 있었다. 외모, 노래 특히 노래는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싱글 음반(앞, 뒷면으로 이루어진 음반. 각 면에 1곡씩 들어가 있다.)과 정규 음반(흔히 우리가 아는 LP. 다수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고 가격도 싱글 음반보다 비싸다.)을 매섭게 발표하였고 내가 당시 구입한 베스트 음반은 데뷔한 지 1년 만에 나온 1981년에 나온 'Fragrance'인데 정말 명곡들만 뽑아놓은 음반이라 자부한다.
글로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단순히 '예쁘고 귀여운 외모'를 강조하는 것보다는 꼭 유튜브를 통해 그녀의 예쁘고 귀여운 외모와 그녀와 잘 어울리는 많은 곡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을 권해드린다. 1980년의 아이돌 열풍은 세이코로 시작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유튜브에 마츠다 세이코를 검색하면 그녀의 전성기 시절뿐만 아니라 그녀의 최근 인터뷰까지 많은 분들이 영상을 올리시는 것을 종종 볼 수 있고 그녀의 곡들을 커버하는(리메이크) 유튜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영상들을 보면서 '와~! 느낌을 정말 잘 살렸네? 혹은 '마츠다 세이코에 비하면...' 등의 생각들이 스치지만 그래도 마츠다 세이코를 떠올리는 많은 이들의 '덕질 라이프'는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마츠다 세이코의 2021 초회한정반 음반. 세이코 컷을 재현하여 많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2021년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인 줄 알았던 그녀의 셀프 리메이크 '푸른 산호초(靑い珊瑚礁, 1980년에 발표한 마츠다 세이코의 두 번째 싱글, 국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가 공개되었고 뮤직비디오에서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세이코 컷'을 재현해내며 많은 팬들의 '랜선 환호'를 자아냈다. 환갑을 앞둔 마츠다 세이코지만 국내에서는 '성자 이모'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그 인기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녀가 언제 일본 가요계를 은퇴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디너쇼를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할 정도로 나는 계속 그녀의 늪에 빠져있고 앞으로도 헤어 나올 일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마츠다 세이코의 늪에 빠져 인생이 불행해졌다는 팬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지금도 '성자 이모'를 향한 애정은 이상무!
<좋은음악수집가가 추천하는 마츠다 세이코의 명곡!>
사실... 그녀의 곡은 버릴 곡이 없다. 하지만 최대한 엄선하여 10곡을 추천해본다.
(싱글로 발매되지 않고 정규 음반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곡은 ★으로 표기하였습니다.)
①맨발의 계절(裸足の季節) - 1980년 작, 그녀의 데뷔곡. 꾸밈없는 담백한 목소리, 데뷔곡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높은 완성도와 가사도 인상적이니 꼭 들어보자!
②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 1980년 작, 그녀의 두 번째 싱글. 시원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이며 목소리에도 사랑스러움이 묻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 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여름에 들으면 더욱 시원해지는 것은 덤. (위에 언급하였듯 2021년 4월 1일에 셀프 리메이크로 뮤직비디오와 음원이 공개되었다.)
③여름의 문(夏の扉) - 1981년 작, 바로 뒤에 소개되는 곡과 같은 정규음반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청아한 목소리로 외치는 Fresh Fresh Fresh는 정말 청량감 그 자체다! 정말 여름을 제대로 겨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원도 좋지만 꼭 라이브 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④흰 조개의 브로치(白い貝のブローチ) - 1981년 작, 흔히 숨듣명이라 하여 '숨어 듣는 명곡'이라 하면 이곡은 음반에 꼭꼭 숨어있는 명곡이 아닐까? 지금은 추운 겨울이지만 다시 여름이 돌아올 때 해안가를 유유히 운전할 때 꼭 틀어보자.★ 정규 3집 Silhouette 〜シルエット〜에 수록
⑤붉은 스위트 피(赤い スイートピー) - 1982년 작, 이 곡을 부를 때 그녀의 나이는 스무 살이었다. 갓 성인이 된 그녀가 잔잔한 연주에 덤덤하게 부르는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애절하게 부르는 목소리는 덤.
⑥들장미의 에튀드 (野ばらのエチュード) - 1982년 작, 이 곡으로 마츠다 세이코는 일본 'FNS 가요제'에서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차지하였다. 잔잔한 미들템포의 해질녘이 떠오르는 느낌의 곡을 아주 잘 살렸다.
⑦마이애미의 오전 5시(マイアミ午前5時) - 1983년 작, 싱글 음반으로는 발매되지 않았고 정규 음반인 '유토피아(ユートピア)'에서 들을 수 있다. 이 곡은 2020년 일본 음악 잡지 '레코드 매거진' 7월호에 소개된 <시티팝 명곡 베스트 100>에서 3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규 7집 ユートピア(유토피아)에 수록
⑧SWEET MEMORIES - 1983년 작, 이곡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 일본 맥주회사 산토리는 CF에서 펭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을 하며 배경음악을 이곡으로 하였는데 정작 CF가 방영될 당시에 가수 이름을 표기하지 않아 여러 소속사에서 섭외를 하고 싶다는 문의를 많이 받기도 하였고 마츠다 세이코의 어머니도 자신의 딸의 목소리임을 몰랐다고 한다. 아이돌 가수로서 보이는 것만이 아닌 음악으로써 진면목을 각인시켜준 명곡!
(싱글음반으로 구할 수 있으며 정규 형식의 음반은 'Seiko Plaza'라는 베스트 음반에만 수록되어 있다.)
⑨시간 나라의 앨리스(時間の国の アリス) - 1984년 작, 그녀의 17번째 싱글 발표곡이며 통통 튀는 멜로디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듯하다. 2021년 5월에 셀프 리메이크 버전도 나왔으니 같이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⑩핑크 모차르트 (ピンクのモーツァルト) - 1984년 작, 이 곡의 작사가와 작곡가는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핫피엔도(はっぴいえんど)의 드러머 마츠모토 타카시와 베이시스트 호소노 하루오미다. 전설적이 록 밴드답게 이 곡이 만들어진 배경도 참 전설(?)스러운데 "핑크 같은 게 좋아", "모차르트 같은 게 좋아" 하다가 지금의 노래 제목이 되었다고 한다. 통통 튀는 멜로디와 발랄한 마츠다 세이코의 목소리는 그저 사랑스럽다.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위의 노래 말고도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마츠다 세이코의 명곡은 댓글로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