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겨울,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단체로 뭔가를 잘못 먹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운동하셔야 합니다. 정말로"
근데 주변 전우 몇 명이 진짜로 헬스장을 등록했고 정말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나를 충격으로 몰았다.
'그래 뭐, 좋다 이거야. 근데 나 운동할 시간을 어떻게 만드냐고.'
육군 중사의 2022년 평일 하루의 일상은 이랬다.
07:30 - 기상, 출근준비
08:30 ~ 17:30 - 슬기로운 군대생활
18:00 - 피아노 학원
20:00 - 귀가 후 글쓰기
23:00~24:00 - 취침
이것이 평일의 일상인데 나의 하루 일상을 들으신 나의 선배는 이런 말을 했다.
새벽에 하면 되겠네!
광기(狂氣), 이것은 찐 광기다. 근데 틀린 말은 아니다. 새벽에 헬스를 나가는 사람들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다시 나 자신을 계획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계획을 잡기 시작한 게 2022년 연말이었다.
"헬스장 등록했어?"
"1월 1일에 하겠습니다."
"보통 그때 많이 하는데 등록만 하고 며칠 못 가는 거 아냐?"
"그건 저도 장담 못합니다.(웃음)"
어떻게 장담하냐.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2022년 12월 31일 밤, 나는 맥도널드 빅맥 2개와 감자튀김 그리고 코카콜라를 먹으면서 혼자 중얼중얼거렸다.
"이제는 당분간 이것도 못 먹겠네."
그리고 대망의 1월 1일, 헬스장을 등록하리라고 마음먹은 날, 시원하게 푹 잤다. 그리고 오후쯤 느지막이 일어나서 처음 가보는 헬스장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참으로 추웠다. 가서 뭘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혔지만 그래도 도착하니 아는 얼굴이 있었고 이미 그는 등 운동을 하고 있었다. 헬린이(헬스와 어린이의 합성어, 보통 헬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붙이는 별명)는 아무것도 모른다. 러닝 머신 정도만 알고 모든 것이 생소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모든 것이 낯섦 그 자체였다. 머신, 프리웨이트, 고립, 수행능력 등 헬스장에서 나올 법한 단어들이었고 지난 30년간 나의 삶에 '헬스'는 아예 없던 단어였다.
"인바디를 한번 재봐"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선배의 말을 듣고 시작한 인바디 검사. 상당히 두근두근 거렸고 얼마나 이상하게 나올지 발을 올리자마자 겁이 났다.
2023년 1월 1일, 나의 첫 인바디. 이제 조금씩 바뀌는 숫자들을 주목하셔도 좋다!
체중 97.7kg, 골격근량 41.1kg, 체지방률이 27%. 상당히 많이 나가는 체중과 체지방률은 나의 운동의지를 한번 꺾은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무언의 경고처럼 느껴졌다. 그래, 헬스장 4개월치 등록비도 지불했으니 이제 도망가면 진짜 패배자가 되는 것. 끝까지 버티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다!
서른한 살! 나의 헬스 인생의 첫걸음이 시작되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시험 같았다.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러닝머신만 줄기차게 했었다. 하지만 이미 먼저 헬스를 시작하여 맛을 본 광기 어린 선배들과 후배들은 그런 나를 안타깝게(?) 여기고 "러닝머신 할 힘이 없도록 조져놓겠다."는 약속을 했다. 나는 그 광기에 거부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을 거부하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나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아서 "그래! 절 조져 주십시오!"라고 응수했다.
그러다가 2주간 대전으로 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당분간 헬스장도 못 가겠다만 사실 난 대전에 출장을 때가 되면 늘 갔다. 어느덧 6년째라는 시간은 대략적인 위치도 알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코스까지 알고 있을 정도였는데 난 이것을 기회로 삼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가지고 있는 것은 뚱뚱한 몸뚱이와 그래도 나름 비싼 돈 주고 산 나이키 러닝화(줌 플라이니트)가 있으니 일단 뛰고 보는 것이었다. 같이 운동하는 동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운동을 하고 있을 테니 나도 출장지에서 운동을 하는 것.
출장지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이상 본 동료들이었다. 물론 내가 선배였고 후배들에게 같이 뛰자고 설득을 했는데 같이 뛰는 녀석은 몇 명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 홀로 뛰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5km를 뛰는 것을 무리하게 잡은 것. 그 추운 날(2월), 엄청 얇게 입고 억지로 뛰었는데 30분이 넘었다. 느렸다. 아주 느렸다. 그래서 2주간의 목표를 잡았다. 어떻게든 30분의 벽을 뚫어보는 것으로.
"국물을 절대 먹지 마십시오."
몸이 좋은 후배가 나에게 했던 말이었다. "밥의 양을 3분의 1, 4분의 1로 줄이시고 김치는 적게 드셔야 합니다. 그리고 국물을 절대 먹지 마십시오."
그래, 몸 좋은 사람들은 모두 나의 선생님이니 말을 듣자. 그리고 국을 아예 받지도 않았다. 출장지에서의 삼시 세 끼를 그렇게 먹었다. 2022년의 먹는 양과는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적게. 아주 적게. 그냥 뚱뚱한 몸을 가진 남자가 '아 내가 뭐라도 먹긴 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에서 만류할 정도로 적게 먹었던 것 같다. '저렇게 먹고 힘이나 낼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의지의 문제였다. 다시 돌아가는 날 한번 확인해 보시라 하는 마음은 몸을 조금씩 움직이게 만들었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는 일을 했고 해가 진 후에는 뛰었다. 여전히 추운 겨울이었다. 다리가 아픈 날에는 걷는 시간이 조금 길었지만 마냥 걸을 수도 없었던 것이 땀이 식으면 그게 더 추웠다. 그래서 아득바득 움직였다.
그러다가 5km의 기록이 점점 줄었다. 30분을 넘기던 기록이 29분이 되고 나중에는 28분이 되었을 때는 대단한 것도 아닌데 뭔가 이룬 느낌이라 뿌듯했다. 그렇게 2주가 그렇게 빠르게 흐르고 돌아가던 날 마침 회식을 한단다. 그리고 나는 돌아오자마자 얼굴을 비췄다. "오? 살이 좀 빠진 거 같네?", "이야~ 운동 제대로 했나 본데?"라는 칭찬이 들려오고 조금의 희망이 비추는 듯했다. 근데 그게 사실상 본격적인 나의 운동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이 영상을 보고 그들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10년이 지나버렸지만 그들은 여전히 젊다!
탈진 로큰롤! 그들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는 바로 이것이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영상 속의 인물처럼 3인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당시 멤버로는 이주현(베이스, 보컬), 박종현(기타, 보컬), 김희권(드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김희권이 탈퇴 후 드럼의 자리를 전용현이 맡고 있다.
이들은 2010년 4월 1일, <Wild 30>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는데 제작기간을 딱 1달로 잡고 Mp3플레이어를 사용하여 그냥 날것 그대로를 담아서 한 달 후 5월 6일에 정식 발매를 하였다. 이 음반이 나왔을 때 음악평론가 최규성 선생님은 당시를 회상하며 "음질이.... 한 달 동안 만든 것 치고는... 그래도 조금 더 신경을 쓰지 그랬어요?"라고 실제 갤럭시 익스프레스에게 한마디 하셨다고 한다.
당시 이 곡으로 KBS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하였는데 당시 MC가 이들을 소개할 때 "갤럭시 S의 무대입니다." 했던 것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어찌 되었든 휴대폰 시리즈나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운동하러 갈 때 정신적 예열(???)을 해주는 데 아주 좋은 개러지 락이다.
이들의 정규 2집에 수록된 정식 음원은 이 링크를 통해 들을 수 있으며 원테이크 녹음과 MP3 플레이어로 녹음을 했기에 상당히 투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들이 원했던 '날것 그대로'를 담아낸 것만으로도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