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한 아르바이트 자리에서는 연락이 통 오지 않았다.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 사람은 그저 괴롭기만 했다. 괴로움을 잊기 위해 밤낮없이 게임에 몰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르고, 흘렀다. 행동을 했으나 결과가 없으니 이 사람은 조금이나마 생겼던 기력을 잃고 다시 시들해졌다. 축 늘어져 있다 손가락만 까딱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마침내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었다. 문제는 지원했던 두 군데에서 동시에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다. 어느 쪽을 가야 할까? 두 군데 다 가봐야 하나? 만약 그렇게 했다 덜컥 두 군데 다 합격해 버리면?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 아닐까? 생각, 생각, 생각. 무수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날 오후가 될 때까지 초조한 마음으로 고민만 하던 이 사람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둘 중에 조금 더 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큰 곳에 면접에 응하는 연락을 넣었다. 다른 한 곳에는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연락을 보냈다.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이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면접이 내일로 결정되었다. 긴장되어 잠도 오지 않았다. 불안, 걱정,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결국 이 사람은 해가 어스름이 떠오르는 광경을 보고서야 겨우 눈을 붙였다. 그리고 두 시간 후에 일어나 면접에 갈 준비를 하고 문 밖을 나섰다.
면접은 괜찮은 분위기에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여전히 초조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 것 치고도 이 사람은 너무 심하게 불안에 떨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른 오후에 면접이 끝난 후 남은 하루 내내 이 사람은 면접에서 자신이 실수한 것은 없는지, 어설프게 말한 적은 없는지,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말은 없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이런 생각들이 면접 결과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스트레스만 줄 뿐이라는 것을 이 사람도 잘 알았다. 그러나 이 생각들은 막고 싶다고 해서 틀어막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스스로를 포기했다. 몸과 마음이 둘 다 무기력한 채로 바닥에 누워 생각만 계속했다. 생각, 생각, 생각. 그리고 막연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