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날이 다가왔다.
미루고 미룬 날이 다가 올 수록
너나 할 것 없이 자기가 아프다고 징징이다.
빗으로 다듬기도
물을 묻혀 가다듬어 봐도
미운털은 미운털이다.
가세를 들었다.
초점을 마추기 쉬운듯 보여도
안쪽일까
바깥쪽일까
이내 짜증스런 마음으로
가위를 세로로 접어든다.
쑤컹쑤컹 잘리는 털이
내 머리털 보다 길다.
시원하다.
우울하다.
그 쳇바퀴가 아직도 돌도 돈다.
짧아진 털을 보아하니
더는 미룰 수가 없다.
떠날 건 떠나 보내고
밀어 없앨 건 밀어 없앨 일이다.
끈적하게 추근덕 거리는 마음을
이젠 보내야할 일인가 보다.
도삭하는 마음으로
자를 건 자를 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