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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Jan 30. 2024

아들을 잃어버렸다는 것에 대하여.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모든 죄를 참회하고 불보살님께 귀의합니다.


.


어머니는 밤이고 낮이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불경만 외댄다. 아버지는 옆에서 '고만해라'라는 말과 등을 토닥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1년이 지나도록 소식 조차 알 수 없는 아들의 행적에 조금이라도 실마리가 잡히길, 더 나아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는 게 먹먹해진다. 


2023년 1월 23일.


일본 야쿠시마에서 한 청년이 실종된다.


한때 야쿠시마의 죠몬스기(삼나무 숲)을 보기 위해 알아보던 떄가 떠오른다. 친구를 통해 알게된 곳, 그래서 함께 가기 위해 알아보았던 것이 첫번째였다. 최근은 아니지만 울창한 나무숲과 동물들, 바다, 인적이 드문 사실상 문명과 동떨어진 자연이 비로소 다시 가고 싶어졌다. 인적이 많은 곳을 싫어하기도, 무언가 새로운 곳을 개척하는 것을 좋아했던 친구의 의견에 동하고자 가고 싶었다면 이번엔 자연을 꼭 보고 싶었던 마음이 조금 더 컸다. 어찌저찌 두번째 시도는 유야무야 되고 한 동안 잊혀졌다가 야쿠시마를 검색하던 중 한국인이 1년 전 이곳에서 실종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보았다.


짤막한 이슈 소재로 다룬 자료들은 있으나 유일하게 남은 다큐는 23년도 8월에 찍은 다큐, 고작 한편이었다. 영상을 내리 보면서 누군가를 먼저 보내는 이의 마음이 어떤지,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어떤 것인지 도저히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들의 실종을 더 알아 보기 위해 아버지는 혼자 일본으로 떠난다. 현내 경찰서에서 조차 찾을 수 없었고, 자국민이 아닌 이상 수색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야쿠시마의 특성상 가시적인 등산로는 없으며 길을 잃기 쉽상이라 수색에도 난항을 겪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아들이 갔을만한 등산로, 예상 경로, 롯지 등을 수 일간 다녀보지만 수확이 없다. 전문 산악인들이 소속된 산악 협회에도 일조를 구하지만 '일단은 올라 가보겠지만 단서가 없으면 우리도 더 이상을 수색을 할 수가 없다'라는 답변만 온다. 


.


그토록 찾는 게 무엇일까.

자식은 무엇이고 나는 누구인가.


다리 위에서 아버지는 고민한다. 


.


 "(다리도 성치 않고) 등반이 쉽지 않을텐데 직접 올라가려는 이유가 뭐예요?" 다큐 제작진이 묻는다. 한참 머뭇 거리던 아버지는 어렵게 말을 꺼낸다.


"(아들이) 갔던 길을 따라가 보고 싶어"


산을 타며 아들을 곱씹어 보고, 조그마한 단서라도 찾아 보려던 아버지는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혼자 이불 속에서 흐느낀다. 연세도 있으신 분이 울부짖으며 "엄마"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티내지 않고 살려하는 그의 이면에 얼마나 큰 슬픔이 존재 하는 지 느껴진다. 


.


"내가 일기장 맨 앞에 메모해 놓은 것"

어머니가 인터뷰를 한다.


"날씨, 통제"

"개 수색도 안 된다"

"경찰들이 안 움직인다"


.


날씨 대목에서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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