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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Jan 03. 2024

연습실 이사를 하다.

1년간 지내온 연습실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 자리잡았다.


이따금 놀라는 일은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신의 즐거움으로 드럼치러 오는 사람들을 볼때다.


제발 연습 좀 해주십사

빌어서라도 연습 오라는 말도 필요 없이


그저 오갔던 공간 마냥


잠시 왔다가 가는 그 사람들이 놀랍다.


수업이나 연습으로


간만에 문을 열면


습기찬 곰팡이 내와


그들이 잠시 머물러간 냄새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흐른다.


안녕. 24년 6호.


하고 싶어 왔던 사람들의 흔적,


돈 벌 요량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으로 


채워지고 있다.


비우고 보니 채워졌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없어져보니 지난 시간이 떠오른다.


함께였던 순간이 사무친다.

정리할 것들을 보내며.


안녕. 2023년.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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