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지내온 연습실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 자리잡았다.
이따금 놀라는 일은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신의 즐거움으로 드럼치러 오는 사람들을 볼때다.
제발 연습 좀 해주십사
빌어서라도 연습 오라는 말도 필요 없이
그저 오갔던 공간 마냥
잠시 왔다가 가는 그 사람들이 놀랍다.
수업이나 연습으로
간만에 문을 열면
습기찬 곰팡이 내와
그들이 잠시 머물러간 냄새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흐른다.
하고 싶어 왔던 사람들의 흔적,
돈 벌 요량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으로
채워지고 있다.
비우고 보니 채워졌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없어져보니 지난 시간이 떠오른다.
함께였던 순간이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