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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Aug 17. 2019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법-<순간의 힘>

귀하의 열정과 역량은 충분하지만 한정된 기회로 인해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하여 아쉽습니다.


  2016년은 나에게 좋은 해는 아니었다. 2년간의 취준생 딱지를 벗고 첫 직장에 취직했지만 과도한 업무와 사수의 방임, 헬조선을 대표할만한 기업문화라는 3 연타를 얻어맞고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최종면접 탈락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2016년 12월 24일과 31일이다. 이 날을 기점으로 나는 게임만 좋아하는 사람에서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런 터닝포인트를 히스 형제가 쓴 책 <순간의 힘>에서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한다.


우리 기억 속에 유난히 도드라지게 새겨진 의미심장한 경험
<순간의 힘> - 15페이지


  그 후로 약 2년 반이 지났다. 몇 가지 결정적 순간을 더 겪으면서 나는 완전히 바뀌었다. 일주일에 책 1권을 읽고 있으며, 영단어 책 2권을 모두 암기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점을 <순간의 힘> 책 내용을 통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통찰 - 진실에 발 걸림]


  이직을 위한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다. 임원 면접에서 너무 횡설수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말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닌 데다가 처음으로 대기업 임원 면접을 봐서 긴장까지 했다. 그래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은 면접관님이 내 대답을 듣고 '도대체 무슨 말이지?'라고 고민하는듯한 표정이었다. 말을 못 알아듣게 했다는 것은 조리 있게 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결국 논리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때 '내 논리력은 정말 좋지 않고 책을 읽고 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갑자기 찾아왔다.

면접에서 떨어지고 책을 읽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통찰(insight)는 어떤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경험을 함으로써 다음에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내가 모른척하고 있던 생각의 실체가 드러나서 충격을 받았을 때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독서를 하지 않고 글쓰기와 말하기를 피했던 내 과거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처럼 말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그러다 내심 옳다고 알고 있었던 것을 갑작스럽게 인식했을 때, 그것이 바로 진실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다.
<순간의 힘> - 123페이지

  부정적인 진실을 깨달은 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결정적 순간 중 '구덩이'를 채우기 위한 행동인 것이다. 통찰은 이 부정적인 상황을 해결할 자발적 동기를 부여한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되었고 며칠간 서점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신영준 박사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새로운 나라는 자아로의 전환 [고양 - 위험 보상 높이기]


이거 두 번 딸딸딸 읽고 독후감 써서 나한테 이메일로 보내.

여러분은 의지가 강해요. 하려는 의지가 아니라 안 하려는 의지가.


  자발적 동기와 외부 자극에 의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거기에 영어단어도 외우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빅보카스터디라는 환경설정을 이용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 모여서 단어 500개씩 암기한 걸 테스트하고 틀린 개수만큼 벌금을 냈다. 게다가 그 주에 읽은 책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만만치 않았다.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 하루에 100개씩 단어를 외우고 책 이야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5페이지라도 독서를 해야 했다. 긍정적인 압박을 견뎌내고 약 3개월이 지나니 빅보카 8000개를 1회독 할 수 있었다. 그때 영어와 책에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1회독 기념으로 카페에서 케이크를 먹은 기억이 난다.

영어 단어를 외우려고 들어갔던 빅보카 스터디 모임에서 많은 고양의 순간을 느꼈다.

  고양(elevation)은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이다. 만족감이 높아지거나 즐겁거나 혹은 의욕이 샘솟는 순간을 말한다. 위험 보상 높이기는 이런 순간을 성취하기 위해 건설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이 압력을 견뎌내고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성취감과 함께 감정이 고조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 먹었던 케이크가 정말 맛있었다. 원래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장해강 선생님과 스터디원들이라는 훌륭한 멘토와 동료가 있었기 때문에 더 좋았다.)


우리의 본능은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남기고 싶어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이것이 바로 고양의 순간이다.
<순간의 힘> - 79페이지


  열심히 해서 하늘이 감동했는지 17년 상반기에 다시 도전한 공채에 성공해서 현재 다니고 있는 기업에 입사했다. 알아주는 대기업 취직에 높은 연봉, 한국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기업문화에 정말 좋았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이다. 직무가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온갖 부서의 지표를 담당해서 일이 쏟아지고 책임은 많은데 인정은 그만큼 받지 못하는 일이 주변에서 비일비재했다. 다시금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교감 - 의미를 공유]


  수습기간이 끝나가면서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고민의 주요 내용은 내 실력에 대한 것이었다. 박차고 나갈 순 있겠지만 그다음 다른 곳에 취직할 자신이 없었다. 전공 측면이나 일적 측면이나 모두 부족했다. 그때 기다리고 있었던 박사님의 멘토링 프로젝트 2기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원서를 적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 발전한 정도, 부족한 것과 멘토링 프로젝트를 통해서 얻고 싶은 것을 구구절절 적어서 제출했고, 운이 좋게도 선정이 되었다. 그렇게 8주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솔직히 정말 힘들었다. 일주일에 1권 독서하고 독후감 작성, 매일 Daily report 작성 후 박사님 메일로 보내기, 주마다 달라지는 미션까지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매주 토요일마다 판교에 가야 되는데 편도로 1시간 반이 걸렸다. 직무 특성상 거의 주 6일을 일하기 때문에 쉴 수 있는 날이 없었다. 하지만 나와 함께 같이 노력하는 다른 멘티분들이 있어서 해낼 수 있었다.


멘토링 프로젝트 2기. 멘티들에게 많이 배웠고 덕분에 잘 버텼다!!

  교감(connection)은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집단이 의미를 공유하면 하나의 공동체로 느끼게 된다. 특히 1) 같은 경험을 공유하여 동기화, 2) 의미 있는 고난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함께 겪음, 3) 타인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명감 이 3가지를 통해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고 안정감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짧은 시간 내에 결속력을 다졌다면, 그들은 함께 고난을 헤쳐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중략)
단단하게 결속된 집단을 만들고 싶다면, 힘들고 도전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함께하라. 모두가 남은 평생 그 일을 기억할 것이다.
<순간의 힘> - 239 ~ 240페이지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는 멘토링 프로젝트의 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든 일상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멘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던 경험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1기와 3기분들까지 모여 멘티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책을 읽고 발제를 하고 발제문과 책에 관련해서 토론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 당시의 열정을 조금이라도 이어가고 책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여러 환경을 만들었고 2018년에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게 되었다.


1년간 82권을 읽었다. [긍지 - 이정표를 세워라]


  미래를 대비해서 실력을 키우려는 자발적 동기와 멘토링 프로젝트에서의 독서 단련을 통해서 일주일에 1 독서에 자신이 생겼다. 그래서 새해 목표는 그 이상을 달성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1권은 할 만했다. 야간근무일 때 일이 거의 없어서 독서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원래 집돌이 기질이 심했고 여자 친구도 없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책을 읽을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1권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걸론 부족했다. 그래서 출퇴근 방법을 바꾸었다. 통근버스가 집 앞에 와서 편하지만 멀미 때문에 책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최대한 가까운 역까지 이동한 다음 버스타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그렇게 통근시간이 약 1시간 늘었지만 그만큼 독서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데일리리포트에 기록되었다. 또한 읽은 책 목록을 적기 시작했다. 시작과 완독 날짜를 기록하고 몇 권째 인지 순번도 기록했다.


2018년 독서일지(재독 포함한 숫자) 80이 넘어가는 순간 뿌듯함이 밀려왔다.

  긍지(pride)는 최선을 다하고 그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을 말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목표인 이정표를 많이 만들면 도달하면 뿌듯하고 자부심을 얻을 수 있다. 이정표 도달이라는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 절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노력한 것들을 기록해야 이정표 도달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정표에 도달하면 자부심이 솟는다. 기쁨이 솟구치고, 고양의 순간이 창조된다. 이정표는 절정이 될 수 있다.
<순간의 힘> - 195페이지

  독서 기록표에 매주 1권 이상이 적혀갈 때마다 신이 났다. 7월쯤에 52권이 넘어가면서 목표를 달성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60권이 넘어가면서 100권도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감까지 생겼다. 10월에 근무지가 바뀌고 거의 모든 환경이 바뀌면서 82권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지만, 책을 많이 읽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초과 달성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결정적 순간이란 행운을 잡는 힘


  결정적 순간을 만드는 4가지 요소는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이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이 발생하는 순간은 전환점, 이정표, 구덩이 이렇게 3가지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2년 동안 4가지 요소와 3가지 순간을 모두 겪었다. 아마 내 인생에서 이 2년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2년은 내 인생에서의 결정적 순간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순간의 힘> 에필로그에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히스 형제가 이 책을 쓴 목적이자 꼭 명심해야 하는 내용이다.


이런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읽었을 때, 우리는 처음에 깨달음과 희열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있다고 생각했다. '유레카!'의 순간들 말이다. 그러나 점차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우리는 이것들이 단순히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들은 전부 '행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중략)
그들은 순간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붙잡았다.'
이것이 바로 결정적인 차이이다.
<순간의 힘> - 289~290페이지

  수동적으로 기다리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결정적 순간을 찾고 만들고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결정적 순간은 왜 중요하고 무엇이며, 언제 발생하고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움직여야 한다.

  결정적 순간이 많을수록 행복해지고 인생을 길게 느낄 수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빠르다 느끼는 이유는 결정적 순간이 15~30세 사이에 많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또 다른 결정적 순간을 만들기 위해 행동했다. 씽큐베이션 2기에 지원을 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웅구 이사님이 그룹장인 '한 단계 성장하기' 그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앞으로 12주 동안 다시 밀도 있는 독서를 하고 삶의 적용점을 나누면서 더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멘토링 프로젝트처럼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이 독후감은 새로운 결정적 순간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글 주소 : https://blog.naver.com/ympo6325/221576157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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