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혼돈을 꿰뚫어보고 방향까지 알려주었다.
그저께인 13일에 후배들의 입사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작년 이 맘때쯤 나도 Blue Festival 이라는 1주년 기념 행사에 참가했었는데 벌써 다른 후배들이 참가하는 것을 보니 느낌이 이상했다. 나도 잘 모르는데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면서 이것저것 가르쳐 달라고 했던 후배들이 어느새 1년이 넘어서 자기 몫을 하고 있는 것 보니까 기분이 묘하다. 예전에 비해 나를 덜 귀찮게 해서 좋으면서도 나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줄어드니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그리고 내 자리와 역할이 약해지는 기분도 들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 업무적으로 나의 성장속도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기분이 든다. 설비에 대해서도 어느정도는 알게 되었고, 설비엔지니어의 업무도 어느정도 파악했다. 부서 내부에서의 업무는 거의 대부분은 할 수 있게 되었는데 타 부서와 협동하는 업무를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려고 노력은 하는데 막상 성과로 나오지 않으니 점점 불안해졌다.
반면에 후배들은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간단한 소모품 교체도 쩔쩔매던 친구들이 이제는 거의 눈 감고도 할 줄 안다. 자신의 노력이 바로 성과로 나오니 자신감도 생겨나는게 눈으로 보인다. 내 성장 속도는 줄어드는 반면 주변 사람들의 성장 속도는 빠른걸 느끼면서 내 미래가 점점 불안하게 느껴졌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부제는 "혼돈의 해독제"이다. 12가지의 인생 법칙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 혼돈의 상황에서도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이 중 4번째 법칙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그 시간에 반성하고 성찰하라는 뜻이다. 오로지 어제의 자신하고만 비교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비교가 아니라 반성이다. 이웅구 이사님의 결혼식에서 신영준 박사님의 주례 내용 중 2번째 조언이기도 한 반성은 현재 내 상황에 절실히 필요한 조언이었다.
인생의 게임들은 사람마다 달라서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 - <12가지 인생의 법칙> 138 페이지
(중략)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다.
- <12가지 인생의 법칙> 146페이지
※ 주례 내용과 관련된 글 : https://blog.naver.com/ympo6325/221595441987
일을 잘해서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크다. 설비엔지니어 업무를 잘 하면서 데이터 분석까지 할 줄 알아서 나만의 업무 영역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일단 쭉쭉 성장해서 거의 모든 업무를 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예상보다 빨리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게 보였고, 이러다간 '실패'할 것 같았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은 '성공'과 '실패'라는 단어를 새롭게 이야기했고, 나도 새로운 눈으로 이것들을 살펴 볼 수 있었다.
먼저, 성공과 실패는 단 한 번의 게임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중략)
나의 장점과 약점, 내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더 나은 게임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게임을 바꿔도 효과가 없으면 아예 새로운 게임을 만들면 된다.
- <12가지 인생의 법칙> 137페이지
'성공'과 '실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 해야 할 것을 찾는다. 그리고 시작한다. 20분이 걸릴 일이면 그만 두더라도 1분이라도 하자. 그리고 오늘을 점검한다. 이렇게 하루하루에 집중하면서 가장 높은 목표를 세우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조던 피터슨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것 처럼 나에게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업무일지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쓰고 있는 데일리 플랜의 업무버전을 만드는 것이다. 할 일과 한 일을 체크하고 날짜별로 쭉 기록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어제에 비해 오늘 어떻게 변했는지 스스로 비교할 예정이다.
피터슨의 방식은 혹독하다. 하지만 이상적이다.
책임감 없다고 욕먹는 수천만 젊은이에게 이 책은 가장 완벽한 해독제가 될 것이다.
- 데이비드 브룩스(<인간의 품격>저자.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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