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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Apr 04. 2020

3분의 2지점이다. 최악의 고비가 찾아온다.

아 폐가 터질것 같다. 그만 뛰고 싶다.


학군단 시절 3km미터 달리기 시험이 제일 싫었다.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는 딱 2분만 참고 미친듯이 하면 끝나는데 달리기는 시간의 제한이 없다. 무조건 3km를 뛰어야 된다. 게다가 상당히 빨리 뛰어야 점수를 받기 때문에 긴 거리를 빨리 달려야하는 시험이다. 특히 달리기를 못하는 나에게는 언제나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특히 2km를 넘어서 2.5km까지는 최악이다.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다리 근육에도 쥐가 올랑말랑하는 생각하기도 싫은 느낌이 오기 시작한다. 3km 중 가장 포기하고 싶은 구간이고 실제로도 많이 멈추고 싶은 유혹이 제일 많이 드는 구간이다. 딱 이 구간만 넘어가면 목표가 보이기 때문에 괜찮아지는데 버티기가 힘들다.


신기한 점은 똑같은 3km라도 혼자 뛸때랑 동기들이랑 같이 뛸 때 느낌이 다르다. 시험을 볼 때면 같이 뛰어도 결국 기록 싸움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페이스로 뛰게 된다. 그래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된다. 하지만 연습할 때 단체로 모여서 뛸 때는 달라진다. 똑같이 숨이 차고 다리가 아파도 앞 사람 등만 보고 옆에 동기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든 구간을 버틸 수 있게 된다.


© huckster, 출처 Unsplash




<한달머니>가 벌써 20일차에 접어들었다. 하루하루가 3km 중 100m씩 달리는 기분이었다. 처음 10일은 순조로웠다. 리더님이 5일차까지 질문을 나누어주고 생각하고 글을 남겼다. 이걸 바탕으로 여러 가능성을 확인해보면서 즐겁게 했었다. 마치 첫 1km는 몸도 풀리고 숨도 트이면서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11일부터 20일까지는 쉽지 않았다. 블로그의 주제를 정확하게 잡지 못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하루하루 인증이라는 환경설정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할 뻔한 적도 있다. 게다가 중간에 몸이 좋지 않아서 인증을 하지 못한 날도 생겼다. 상쾌했던 기분이 숨이 점점 차오르고 다리도 아파오는 느낌 때문에 고통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제 3분의 2 지점이 왔다. 지난 20일이 어땠냐는 질문은 앞의 달리기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좋았지만 사실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안전지대에서만 살고 있다가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오는 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아마 최소 5일 정도는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 같다. 하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같이 발 맞추고 먼저 나아간 사람의 등을 보면서 따라가다보면 언젠가 나도 함께 3km를 완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austris_a,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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