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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May 19. 2020

내가 만난 이상적인 리더의 3가지 특성

이 세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사람 만나기 어려운데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불릴만한 사건들은 2016년 12월부터 2017년 6월 사이에 몰려있다. 신영준 박사님과 완벽한 공부법을 만난 기간이며 노력을 통해 지금 직장으로 이직을 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은 빅보카스터디에 들어가고 스터디 리더이신 J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서 부장으로 재직 중이신데 내가 스터디에 들어갔을 당시 구성원들은 2~30대였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이나 취업준비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거의 혼자서 스터디를 이끌고 계셨다. 180cm 후반의 훤칠한 키에 성우 같은 목소리를 가진 J 선생님은 첫 만남부터 달랐지만 놀라운 것은 스터디를 이끌어가는 방식과 힘이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부드러운 리더십의 전형이었다.



지금까지 2년 이상을 스터디를 이끌어 오시는 모습을 보면서 J 선생님이 부드러운 리더십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장점을 적어보겠다.


1. 압도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모습


먼저 J 선생님은 압도적인 실력과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다. 빅보카 스터디를 만드신 이유는 본인이 영어 단어를 외우고 싶은데 시간이 많지 않고 혼자 하기 싫어서 일요일 아침 8시에 모이는 스터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영어 단어를 몰라서,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공부하시는 게 아닌 것 같다. 내가 스터디에 들어갔을 당시에도 이미 빅보카 Advanced에서도 후반부 쪽 단어만 조금 더 공부하면 완전히 끝날 정도였다. 게다가 미국, 유럽 등으로 해외출장을 다니고 연초에 미국에서 열리는 CES에도 참석하실 정도로 능통한 분이다.



리더가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여유가 있었다. 본인의 일에 급급한 모습이 없으면서 자신의 분량을 완벽하게 하고 남은 시간에 조언을 해주거나 도와주셨다. 리더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부족한 사람들에게 먼저 도움을 주니 스터디 자체가 정말 안정적인 기분이었다. '선생님이 계시니까'라는 생각과 '선생님도 하시는데'라는 2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면서 고작 나같이 부족한 사람은 엄살 피울 엄두도 나지 않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주일에 500개씩 영어단어를 외우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지만 가능하게 만든 건 J 선생님의 존재였다.


리더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 조직도 안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리더의 안정적인 모습의 원천은 압도적인 실력이다. 실력이 있을 때 조직 자체를 돌아보면서 분석하고 판단할 여유가 생긴다. 본인의 일에 급급하면 절대로 여유를 가질 수 없고 조직은 안정적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2.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


두 번째는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다. 스터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빅보카 8,000개를 2~3번 돌려서 누적 암기를 한 다음에 해체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스터디가 안정화되기까지 멤버 교체가 있었고, 안정화됐을 때는 새로운 멤버들이 있는 상태에서 기존 멤버들은 3회씩 본 상태였다. 그래서 기존 목표인 단어뿐만 아니라 영어 기사를 읽고 해석하고 그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생겼다. 그래서 단어를 많이 외운 기존 멤버들은 기사 위주로, 아직 부족하거나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멤버는 단어 위주로 운영을 했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작년에 멤버 구성이 변하면서 새로 왔던 멤버들도 기존 멤버처럼 암기 양이 많아진 상태였다. 그때 각 분야의 엔지니어들이 많았기 때문에 영어 스터디에서 또다시 모습을 바꾸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스터디와 투자 스터디로 분리를 하면서 영어 단어는 온라인 스터디로 운영을 하였다. J 선생님이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았다면 그저 단어만 외우다가 흐지부지 되는 일반 스터디와 별 다를 게 없었을 것 같다.



어떤 조직이든 위기는 찾아온다. 우리 같은 경우에는 초기 목적과 현실이 상충하는 문제, 그리고 매너리즘이라는 위기가 있었다. 그때마다 리더인 J 선생님께서 적절하게 방향을 제시해 주셨다. 남들이 보지 못한 더 먼 곳을 먼저 보고 그쪽으로 이끄는 능력이 리더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3. 진심 어린 공감 능력


마지막은 공감 능력이다. 그냥 공감이 아닌 진심 어린 공감 능력이다. J 선생님을 부드러운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스터디가 일요일 아침 8시였지만 나는 언제나 15~20분 일찍 도착했다. 단어 시험 보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보려는 것도 있었지만 그 시간에 선생님도 와 계시기 때문이다. 조금 일찍 만나면 자연스럽게 한 주간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때 일생 생활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고민들도 털어놓았다. 그리고 선생님은 그 고민을 끝까지 듣고 조언을 해주고, 부족했다면 스터디가 끝나고 점심을 사주면서까지 들어주고 조언해주셨다.


이 능력이 앞의 2가지 능력과 합쳐져서 큰 효과를 주었다. 실력과 공감 능력이 합쳐져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사람한테 필요한 조언을 해주셨다. 방향을 제시할 때도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분석한 상황과 대안을 제시하고 의견을 물어보고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그래서 조금씩 방향 전환을 해 나갔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공감과 관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리더는 조직을 이끌지만 조직은 결국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을 다루는 위치이기도 하다.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과 방식이 있지만 제일 큰 효과를 보는 것은 인간적인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힘든 일에 같이 힘들어하고 좋은 일에 같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는 리더라면 따르지 않는 게 힘들 정도이다.




실력과 방향 제시 능력, 그리고 공감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J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 결혼식 때에도 주례를 부탁드렸고, 만약에 부담스러워서 거절하신다면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려고 생각했었다. 굳이 J 선생님이 아닌 다른 분에게는 주례를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 존경하는 분이자 최고의 리더이신 분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내 근무 패턴 때문에 뵙지 못하고 있는데 얼른 잠잠해지고 시간을 맞춰서 스터디에서 뵙고 싶다.


교대 조장을 하면서 선생님의 리더십을 본받고 싶어 적용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첫 번째 능력부터 나에게 없었다. 그래서 내가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내 일을 하는데 집중력을 많이 쏟아부어서 후배가 과장님과 일을 하는 게 힘든 걸 알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후배가 퇴사를 하게 되면서 내 멘탈이 완전히 부서지기 직전까지 갔었다.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과 후배를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들면서 한동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최근에 들어서야 좀 회복이 되었지만 여전히 다시 리더를 하는 게 두려운 마음도 든다.


그만큼 J 선생님의 리더십이 부드러우면서 강력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실력과 다른 능력을 키워서 J 선생님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존경받는 사람, 리더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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