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밍거스 - A foggy day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922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922년 4월 22일
오늘은 재즈계의 베토벤과 같은 존재인 괴짜 뮤지션 찰스 밍거스가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필자가 그를 알게 된 것은 에디 히긴스와 같이 감미롭고 듣기좋은 재즈에 한참 익숙해져 있을 때였습니다. 우연히 네이버 뮤직에서 제공하는 매거진 중 만화로 재즈아티스트에 대해 설명하는 '올 댓 재즈'를 보다가 유난히 흥미롭던 내용 덕분에 그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지요. 그 매거진에 따르면 그는 인상은 더럽고 그의 음악은 거북스러워서 소음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마일스 데이비스, 셀로니어스 몽크, 그리고 존 콜트레인에 필적하는 아티스트로 불리게 되었을까 필자는 그것이 궁금해져 그의 음악을 들어보기로 결심했죠. 그래서 처음 들었던 곡이 바로 'a foggy day'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Uo5gD6WlyA
찰스 밍거스 - a foggy day
처음으로 감상하신 분이 계시다면 느낌이 어떤가요? 이건 모? 장난하나?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필자에겐 즉흥도 너무 즉흥 아닌가? 연주 도중 혹시 어린 아이들이 삑삑이와 호루라기를 분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올 댓 재즈' 매거진에서 언급한대로 '미친도그' 같더라구요. 이 곡은 원래 거쉰이 작곡한 곡으로 멜로디 위주로 연주된 곡을 감상해 보시고 둘을 비교해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vo0g6R80_Mw
Hal Leonard Jazz Ensemble - a foggy day
찰스 밍거스는 그만의 음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거듭한 실험정신이 강한 '생각하는 재즈 뮤지션'으로도 이름이 나 있습니다. 우리 같은 초보가 듣기엔 뮤지션들 마음대로 막 연주하는 듯 들리지만 찰스 밍거스를 단순한 프리재즈 아티스트로 치부할 수는 없답니다. 그는 작곡과 편곡 등의 기획이 즉흥연주에 앞선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아방가르드 재즈의 개척자로 통해요. 찰스 밍거스 이전에는 코드(화음)에 기반한 즉흥 연주가 주를 이루었다면 그는 클래식처럼 가능하면 악보화된 음악으로 재즈를 연주하기를 시도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재즈의 정신인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지요. 악보 이상으로 자신의 감성을 연주에 담아야 한다는 재즈정신에 위배되는 겁니다. 그 후로 악보는 마음 속에만 그리고 피아노로 밴드와 기본테마를 충분히 공유한 후 음악이 각자의 마음 속에 완전히 자리잡았을 때 그 틀 안에서 멤버 각자의 감성대로 연주를 하게 되었답니다. 역시나 그의 가장 대표적인 앨범 '직립원인(pithecanthropus erectus)'에 있는 'Love Chant' 라는 곡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9BJ1TiPphe0
찰스 밍거스 - Love Chant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 레코드가 자신의 마음을 파먹어 들어간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백처럼 늘 아름다운 날만 그려지는 듯한 로맨틱한 음악보다 인생사에도 생로병사가 있듯 엉터리 같은 가짜처럼 들리는 밍거스의 음악이 어느 순간 다양한 인생의 경험들처럼 자유분방함 속에 정돈된 음악으로 들리는 순간이 있을 듯 합니다.
밍거스의 '포기데이'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일상 중 하나로 들리는 그 날까지 '직립원인'의 전곡을 꾸준히 들어볼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3Ltp6U1IJU
찰스 밍거스 - 직립원인(pithecanthropus erectus) 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