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뷔시 - 달빛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862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862년 8월 22일
오늘은 파리 인상주의 음악을 창시한 드뷔시가 탄생한 날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드뷔시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죠. 비록 독일작곡가들의 서거를 떠들석하게 기념하는 것만큼 공식적인 공연들은 많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사랑하는 작곡가의 서거 100주년과 탄생일을 홀로라도 기념하고 싶네요. 그의 곡 중에는 아름다운 피아노곡들이 많아 제목은 몰라도 대중에게 익숙한 곡들이 꽤 있죠. 우선 그의 곡 중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는 프렐류드, 미뉴엣, 달빛, 파스피에로 구성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97_VJve7UVc
조성진 - 달빛
필자가 그의 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시절 같은 동아리의 국문과 친구가 피아노가 있던 강의실에서 즉흥적으로 '아라베스크'를 연주하는 것을 들은 이후부터였습니다. 멜로디는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곡이었는데 친한 친구의 손에서 만들어졌던 그 곡은 알고 있던 멜로디보다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현장감이 가져다주는 감동이랄까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한다던 그 친구의 실력은 예사롭지 않았었는데 결국 그 친구는 졸업 후 편입을 하여 서울대 음대를 다시 들어가더군요. 친구의 덕으로 필자는 그해 여름방학에 드뷔시의 CD를 하나 구입해서 듣고 또 듣고 했었답니다. 그 시절 그녀가 연주했던 드뷔시의 2개의 아라베스크 중 1번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GStfo_f4L0g
드뷔시 - 아라베스크 1번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필자가 그해 구입했던 드뷔시의 CD에는 '낮에도 꿈을 꾸게 하는 음악' 이런류의 슬로건이 적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만큼 드뷔시의 음악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꿈과 예술의 불가사의함과 신비로움을 자아내어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정화를 돕는 듯 합니다. 이러한 드뷔시의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곡을 소개드리려 하는데요. 드뷔시가 반인반수인 목신이 얼핏 잠에서 깨어 플룻으로 연주를 하면서 조금 전 나타났던 님프들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었는지 아니면 꿈 속에 모습이었는지 기억해 내려 하다 결국 따스한 햇살 아래서 다시 잠에 빠져든다는 내용의 슈테판 말라르메의 동명시를 감상하고 만든 작품인 '목신의 오후의 전주곡' 입니다. 도가 사상가 장자의 '나비의 꿈'을 연상케도 하는 이 곡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EvnRC7tSX50
드뷔시 - 목신의 오후의 전주곡
인상주의 음악가라 지칭되는 드뷔시의 음악은 인상주의 회화보다는 보들레르, 베를렌 등 상징주의 시인들과 교류하며 시에서 지각된 인상을 개성적인 감각으로 표현해 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독일처럼 정해진 규칙과 룰에 따라 음악을 만들지 않고 최대한 모호성과 다양성을 살리며 그의 음악을 살려내려 했습니다. 그래서 때로 불협으로 들리고 어색하게 들릴지라도 그의 음악에서는 왠지 모를 자유가 느껴지는 듯도 합니다. 이 오후에 딱 듣기 좋은 드뷔시의 음악을 들으며 영혼만이라도 자유로워지시길요.
https://www.youtube.com/watch?v=efK6gLG4Twc
드뷔시 - 기쁨의 섬